교원그룹이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다. 메리츠증권이 주선해준 미국 가스전 투자 프로젝트 관련 펀드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이 나면서다.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에 이어 교원그룹까지 소송전에 참여하면서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한 소송전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원라이프와 교원인베스트는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미국 가스전 투자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손보와 메리츠증권의 소송에서 투자자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확인됐다는 게 교원그룹 측 주장이다.

교원그룹은 메리츠증권이 주선한 미국 텍사스주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투자에 참여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2018년 메리츠증권의 권유에 따라 롯데손보 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원라이프 교원인베스트 교직원공제회 등이 투자에 뛰어들었다. 펀드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12억원)다. 롯데손보와 KDB생명은 각각 5000만달러,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교원라이프와 교원인베스트의 투자금은 각각 500만달러다.

프론테라 가스발전소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으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멕시코가 주요 전력 판매처인데 코로나19로 이 지역 전력 수요가 급감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가스발전소는 회생 절차를 밟았고, 펀드는 2021년 8월 전액 손실 처리됐다.

투자자들은 “메리츠증권 등이 가스발전소 사업의 특수성에 대한 중요한 투자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금흐름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담보 구조가 잘 마련돼 있는지가 투자 정보의 핵심인데,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전 설명회 등을 통해 충분히 설명했다”며 “미리 배포한 법률 실사보고서, 투자설명문 자료에는 담보와 관련된 자세한 설명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