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다변화해 작년 매출 3000억 첫 돌파
올해 가전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 적극 확장
이기승 세경하이테크 대표는 "제품의 다변화, 고객의 다변화로 '광학필름하면 세경하이테크'로 통하게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초박형강화유리(UTG)를 보호하는 광학필름을 만든다. 2019년 출시된 갤럭시폴드 1세대 모델부터 지금까지 세경하이테크가 삼성전자에 필름을 단독 공급하고 있다.
처음부터 성공했던 건 아니다. 폴더블폰에는 아주 얇고 튼튼하면서 스마트폰의 기능을 보호해주는 필름이 들어간다. 여러 번 접어도 변형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수만 번 접다보면 깨지고 늘어나고 제 기능을 못 했다. 안정성이 확보돼야 했다. 일반 스마트폰에는 0.6㎜ 두께의 글라스가 들어가는 반면 폴딩폰에는 0.03㎜ 두께의 UTG가 들어간다. 얇기 때문에 깨질 경우를 대비한 비산방지 기능을 더해야 했다. 그 때문에 수천~수만번의 시험을 거쳐 샘플이 완성됐다. 제작한 샘플 수만 5만개.
안정성을 확보한 뒤엔 내구성을 보완해주면서 베젤(테두리) 띠에 색깔을 입히는 인쇄 기술도 필요했다. 내부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다행인 건 2016년부터 개발한 'MDD(마이크로 드라이 데코레이션)' 특허 공법이 있었다. 기존의 실크스크린 방식이 아닌 열 전사 방식으로 빠르고 얇게 인쇄하는 기술로, 폴더블폰용 필름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시현할 기계를 제작하기 위해 일본 기계회사랑 설비도 공동개발했다. 설비 투자액만 36억원에 달한다.
광학필름의 매출 비중이 42.6%로 가장 높지만 세경하이테크는 스마트폰 전후면의 데코레이션 필름, 유리를 모사한 플라스틱(글라스틱·PCPMMA) 등을 제조하는 데코필름 부문(27.54%), 스마트폰 내부에 부착하는 프로텍트&사출필름 부문(27.05%), 휴대폰 케이스 등 직접 완제품을 공급하는 상품 부문(2.81%) 등 사업군이 다양하다. 이 대표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및 판매처 다변화를 통해 회사의 성장 잠재력과 위기 대응 능력을 함께 증가시키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며 "2022년엔 50%가 넘었던 정보기술(IT)용 광학필름 비중을 40% 초반대로 낮춘 것은 그만큼 다른 부문 매출이 올라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IT는 산업 사이클이 빠르고 외부 리스크에 취약하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매출과 이익이 늘면서 가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도 많아졌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1094억원. 공격적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쌓아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세경하이테크가 지난해 1월 이차전지 소화소재 개발사인 세스맷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경하이테크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이상파트너스·자비스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꾸려 세운 에스지에이치홀딩스 유한회사다.
장기 목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필름' 하면 '세경하이테크'로 각인될 때까지 탄탄한 기술을 토대로 적극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며 "세경하이테크만의 독보적인 가공 기술 및 독창적인 디자인 기술, 무엇보다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는 든든한 조직력이 이러한 확장의 토대가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