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벨기에 정상회담…통상분쟁 등으로 中-EU관계 경색 중 주목
시진핑, 'EU 의장국' 벨기에 총리에 "새해 EU와 관계진전 의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현지시간) "새해 유럽연합(EU)과 꾸준한 관계 진전을 위해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한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EU가 "함께 세계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벨기에는 올해 상반기 EU 순환의장국이다.

더크로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EU는 더 많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이날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우크라이나, 북한, 중동 등 지정학적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무역 현안, 벨기에의 EU 의장국 의제, 인권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벨기에 외교부는 전했다.

양 정상이 한목소리로 '관계 진전', '협력' 등을 강조한 것은 최근까지도 이어진 중국-EU 간 불편한 기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EU는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행위 규탄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공개 비판해왔다.

작년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대(對)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한 데 이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지난 5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 방침을 전격 발표하면서 자국산 전기차 조사 등에 대한 상응 조처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 양국 정상회담에 맞춰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금지 조처를 5년 만에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벨기에는 EU 27개국 중 5번째로 돼지고기 수출 규모가 크지만, 2018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중국을 포함한 29개국이 벨기에산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