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며 소폭 상승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름폭은 제한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5센트(0.91%) 상승한 배럴당 72.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3거래일 중에서 2거래일간 올랐다.

이날 이란이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이어진 오만만에서 미국의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예멘 후티의 홍해상 선박 공격으로 세계 주요 교역로가 위협을 받는 가운데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항행 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이며,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는 경로다.

이 같은 소식에 유가가 즉각 반등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히 높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 협의체는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라며 "WTI 선물 가격이 가까운 시일 내에 지난해 지지선인 배럴당 67달러 근방을 깰 것이라고 의심할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컸다.

이는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려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하락하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뒤로 늦추고 경기 둔화 우려를 높여 원유 수요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 수치(0.1% 상승)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0.2%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1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올라 전월치(3.1% 상승)와 WSJ 예상치 (3.2% 상승)을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올라 전월과 시장 예상치와 같았다.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9% 상승해 WSJ의 예상치 3.8%를 웃돌았으나 직전월 상승률인 4.0%보다는 살짝 낮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는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면서도 올해 3월 금리인하는 너무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12월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까지 지속 가능한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발언에도 여전히 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유가] 중동 긴장·美 인플레 우려 속 상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