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SSG행…2년 4억원
이지영 "SSG는 현역 마지막 팀…유기견 봉사는 계속"
이지영(37)은 "고향 인천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신기하다"고 했다.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12일 "키움 히어로즈에 현금 2억5천만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고 포수 이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원소속 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이지영과 2년 총 4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뒤, SSG에 이지영을 트레이드하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 성격의 영입이었다.

실제 협상은 SSG와 했다.

이지영은 FA 계약과 트레이드를 마무리 한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SSG 구단이 나를 '쓸만한 선수'로 판단해줬다.

협상 과정에서 '우리 팀에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달라'고 말하더라"며 "정말 고마웠다.

선수 인생을 SSG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은퇴 시점'을 정한 건 아니다.

하지만, 이지영은 "30대 후반이 된 내가 몇 년 뒤를 생각할 수는 없다.

선수로 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다"며 "최소한 계약 기간 2년 동안에는 기회를 준 SSG에 꼭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아직 2년 뒤를 생각하지 않지만, 2년 뒤에도 SSG에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몸 상태는 정말 좋다"며 "훈련 중에는 후배 포수들과 투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경기 중에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지영 "SSG는 현역 마지막 팀…유기견 봉사는 계속"
이지영은 제물포고와 경성대 시절 '정상급 포수'로 꼽혔지만 프로의 외면을 받고 2008년 삼성 라이온즈 신고선수로 힘겹게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09년 1군 무대에 데뷔해 23경기에 뛴 이지영은 2013년 삼성의 주전 포수로 뛰었고, 2018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다.

2018년 12월 삼각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지영은 2019년 11월 키움과 3년 최대 18억원에 FA 잔류 계약을 했다.

이지영은 2023시즌 종료 뒤 다시 FA 자격을 얻었고, SSG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SSG 주전 포수였던 김민식은 FA 시장에 나와 있다.

베테랑 포수 이재원은 SSG에 방출을 요청한 뒤, 한화 이글스와 계약했다.

현재 SSG에서 이지영은 가장 1군 경험이 많은 포수다.

SSG는 성실하고 경험 많은 이지영에게 '후배 육성'까지 부탁했다.

이지영은 "SSG에 추신수·고효준·노경은 선배가 계시지만, 포수 중에는 내가 최고참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SSG가 원하는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완성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키움에서 5년 동안 정말 즐겁게 야구했다.

키움 팬, 동료, 구단 모두 고맙다"며 "이렇게 키움을 떠나게 돼 아쉽다.

그동안 받은 사랑,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유니폼 색은 달라졌지만, 키움과 FA 계약을 할 때부터 시작한 '유기견을 위한 봉사활동과 기부'는 SSG에서도 이어갈 생각이다.

FA 계약이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지영은 유기견 보호소를 찾았다.

이지영은 "변하지 않아야 할 것도 있다"며 "당장 이번 주 일요일(14일)에도 봉사활동을 한다"고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