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새 국왕 취임...왕비, 한국과도 인연
마르그레테 2세(83) 덴마크 여왕이 즉위 52주년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왕위에서 물러난다. 이에 큰아들 프레데릭 왕세자(55)가 왕위를 물려받으며 여왕의 퇴위식과 함께 대관식을 치를 예정이다.

31세에 왕위에 오른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2022년 9월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다음으로 오래 왕위에 머문 군주다. 여왕은 왕실 현대화를 이끌어 덴마크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즉위한 1972년에 군주제 지지 여론은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덴마크 국민의 약 80%가 군주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데릭 10세로 즉위하게 될 프레데릭 왕세자는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1986년부터 육군·공군·해군을 거치며 군 생활을 오래 했다.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한 덴마크 해군 특수부대에서 복무한데다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등을 즐기는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그는 그린란드에서 2천795km에 달하는 개썰매 탐험에도 참가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레데릭 왕세자가 영국 왕실과 같은 호화로운 대관식 대신 간단한 선언으로 즉위 행사를 대신하려는 '현대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 새 국왕 취임...왕비, 한국과도 인연
프레데릭 왕세자는 평범한 호주인과 결혼한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로도 유명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호주를 찾은 프레데릭 왕세자는 한 술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친구의 소개로 부인 메리(51) 왕세자빈을 만났다. 두 사람은 2004년 결혼했다.

메리 왕세자빈은 처음 만났을 때는 프레데릭 왕세자가 덴마크의 왕족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영혼의 동반자(소울메이트)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출신인 메리 왕세자빈은 덴마크어를 배우는 등 적극적이고 친화적으로 행동해 덴마크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덴마크 TV2가 지난달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메리 왕세자빈은 덴마크 왕실에서 마르그레테 2세 여왕과 프레데릭 왕세자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가 높았다.

왕세자빈은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유명하며 여권 신장에 힘쓰는 한편 왕따 문제, 가정 폭력 등에 맞서는 사회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크리스티안(18) 왕자와 이사벨라(16) 공주, 쌍둥이인 조세핀(13) 공주와 빈센트(13) 왕자 등 4명의 자녀가 있다. 왕세자 부부는 아이들을 주로 공립학교에 보내는 등 평범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AFP 통신은 소개했다.

메리 왕세자빈은 아버지인 존 도널드슨이 2002년부터 3년간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프레데릭 왕세자 부부는 2012년 한국을 공식 방문한 데 이어 2019년에도 한·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퇴위 발표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덴마크인의 82%는 프레데릭 왕세자가 국왕의 역할을 잘하거나 매우 잘할 것이라고 답했고, 메리 왕세자빈에 대해서도 86%가 같은 의견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