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4연승 뒤에는 '작은 거인' 부용찬…감독도, 레오도 '엄지척'
V리그 데뷔 이래 가장 좋은 나날을 보내는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이 먼저 떠올린 고마움의 대상은 바로 리베로 부용찬(34)이었다.

OK금융그룹은 10일 리그 1위 우리카드를 침몰시키고 4연승을 달려 4위를 탈환했다.

일본 출신 오기노 감독이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이래 가장 좋은 기세다.

작년 12월 6연패를 당했던 OK금융그룹이 4연승을 넘어 6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36점)를 비롯해 신호진(11점), 차지환(10점) 등 공격수의 화력이 좋은 덕도 있지만, 궂은 일을 도맡는 부용찬이 '숨은 공신'이다.

키 175㎝의 부용찬은 경기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그 누구보다 큰 존재감을 뽐낸다.

"눈에 잘 띄진 않는 부용찬을 칭찬하고 싶다"고 운을 뗀 오기노 감독은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고, 선수들은 그의 적극적인 자세를 보면서 의지가 강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부용찬 덕분에 서브 에이스를 내주는 게 많이 줄어들었고, 누가 어떻게 (서브를) 받을지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해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OK 4연승 뒤에는 '작은 거인' 부용찬…감독도, 레오도 '엄지척'
팀 득점 절반을 책임지는 레오도 부용찬의 역할을 인정했다.

레오는 "부용찬과 선수가 아닌 남자로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우리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남자만의 대화"라며 잠깐 말을 아낀 부용찬은 "레오가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 얘기를 들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오에게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말했었는데 그렇게 얘기한 이후에 레오가 훈련에서 바뀌었다"면서 "책임감이 더 많이 생긴 느낌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주장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니 팀원들도 좋아진 분위기를 느낀다.

차지환은 "6연패할 때는 선수들끼리 탓하기 바빴다"면서 "지금은 선수들끼리 잘한 걸 얘기하면서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OK 4연승 뒤에는 '작은 거인' 부용찬…감독도, 레오도 '엄지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