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4연임 포기
KT&G는 백복인 사장(사진)이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그간 업계에선 백 사장이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백 사장은 “KT&G의 글로벌 톱 티어 도약과 변화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미래 비전 달성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차기 사장으로 선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 사장은 1993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 공채 출신으로, 2015년 10월 사장에 올랐고 2018년과 2021년 연임했다. 2002년 KT&G의 민영화 이후 최장수 사장이다. 백 사장이 4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오너 대주주가 없는 KT와 포스코에 이어 KT&G도 기존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이 무산됐다.

KT&G는 최근 금융지주나 KT, 포스코 등 ‘소유 분산 기업’의 CEO가 우호적 이사회를 발판 삼아 장기 집권하는 관행에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달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 등을 없애고 외부 후보 공모를 받는 등 절차를 손질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지난달 말 시작된 KT&G의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의 룰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FCP는 또 백 사장 재임 기간 영업이익이 2016년 1조4688억원에서 2022년 1조2676억원으로 줄어든 점을 들어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구현모 KT 전 대표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실패한 데엔 대주주인 국민연금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FCP는 국민연금을 향해 “KT&G 사장 선정 과정에 특혜를 주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작년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KT&G 지분율은 6.31%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