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권한 축소, 집행위원장 권한 강화 등 정관 개정
"혁신안 구현 책임은 신임 이사장 등 내부 구성원 몫"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위 활동 마감…임원 공모제·추천위 도입
영화제 조직 내부 개혁과 향후 영화제 미래 방향 설정 등을 목표로 활동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혁신위원회가 5개월여 간의 활동을 마감하고 10일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혁신위는 "부산국제영화제는 28년의 역사 동안 원하지 않는 시련을 수년간 겪기도 한 반면에 자발적 혁신의 시간은 부재한 편이었다"며 "창립 멤버들 중심으로 오랜 기간 운영되면서 조직의 역동성과 창의성은 저하되고, 영화제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영화 이니셔티브'는 약화됐다"고 총평했다.

이어 "정치적 환경에 따라 유동하는 문화적 독립성과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재정 상태 역시 영화제를 위협하는 요인이었다"고 진단했다.

혁신위는 조직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인사 제도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정관 및 주요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 선출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제'와 '임원추천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또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에 여성 30% 이상, 청년 10% 이상 참여하도록 비율을 명시했다.

근로자 대표를 당연직 이사에 포함해 임원진 사이에 상호 협력과 견제가 이뤄지도록 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이사장 전횡과 사유화'를 막고자 이사장 권한을 축소하고 집행위원장 권한을 강화했다.

주요 임직원 인사에서 집행위원장은 이사장과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이사장, 집행위원장, 이사의 선임조건과 해임 조건을 다른 공공기관 수준으로 높여 임원진의 도덕성을 강화했다.

혁신위는 "이 같은 제도적 변화만으로는 지향하고자 하는 혁신이 자동발생적으로 담보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혁신을 구현해 내야 할 책임은 신임 이사장을 포함한 임원진과 영화제 내부 인력의 몫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위 활동 마감…임원 공모제·추천위 도입
혁신위는 지난 5개월간의 활동을 마치며 신임 임원진에 당부의 말도 남겼다.

우선 미래 비전 수립과 이에 기반한 재정 확보, 세대교체, 정체성 강화 등 혁신 작업의 중단 없는 수행을 당부했다.

영화인, 문화예술인, 시민과 소통을 강화해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지역과 더욱 밀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과 객관적인 업무 진단을 통한 조직 개편, 행정 절차 개선 및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5월 집행위원장 돌연 사태의 원인과 경과, 혁신위 활동의 공과를 아우르는 백서 발간도 당부했다.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위는 지난해 5월 허문영 집행위원장 자진사퇴로 불거진 영화제 내부 갈등을 개혁하고 향후 영화제 미래 방향 등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7월 7명의 위원으로 구성해 출범했다.

혁신위원 7명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 1인, 부산광역시 1인, 부산 영화인 2인, 서울 영화인 2인, 부산 시민단체 1인으로 구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