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훌쩍 넘는데…초등학생 사이 '필수품' 됐다는 이것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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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키즈'에 엇갈린 반응
Z세대 '아이패드 키즈' 기피 현상 생겨나
디지털 학습에 '필수'…교육 측면 우려도
Z세대 '아이패드 키즈' 기피 현상 생겨나
디지털 학습에 '필수'…교육 측면 우려도
"아이가 신학기 기념 선물로 애플에서 나온 '아이패드' 사달라네요. 친구들은 다 있다지만 아직 어려서 과한 것 아닌가 싶고, 가격도 부담돼 답답합니다."
최근 부모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를 둔 부모가 올린 고민 글의 일부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태블릿 PC가 있다는데, 공부할 때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하니 사주는 게 맞나 싶으면서도, 고가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질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해당 글에 "공감된다"는 부모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한 부모는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폰 그다음엔 에어팟, 에어팟 프로, 아이패드까지 애플에서 나온 제품 대부분을 사주게 됐다"며 "하나씩 사주면 커지고 끝도 없어서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자녀에게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를 사주는 것이 맞는지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사줄 수밖에 없다"는 이들과 "비교적 어린 나이인 초등학생 때부터 고가의 태블릿 PC를 갖는 걸 당연히 여기는 건 이른 감이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아이패드의 경우 최신 모델에 속하는 아이패드 9세대와 10세대는 공식 판매가 기준 각각 49만9000원, 67만9000원이다. 아이패드 에어 모델은 92만9000원부터 시작하며, 아이패드 프로는 12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아이패드 사용에 필수 액세서리로 꼽히는 애플펜슬은 11만9000원에서 19만5000원에 판매돼,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의 조합만으로도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 쉽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전자파 등이 아이의 발달에 악영향을 끼지진 않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알파 세대'들에겐 태블릿 PC가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알파 세대는 2010년~2024년생에 속하는 이들로, 아이패드가 2010년 11월에 처음 출시된 것에 착안해 '아이패드 키즈'로도 불린다. 아이패드 키즈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통칭하는 '스크린 타임'의 제한 없이 자란 어린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알파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돼왔다"며 "이들 세대는 '완전한 첫 온라인 세대'로 분류되는 탓에 태블릿 PC 등 디지털기기에 대한 갈망이 유독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메릴리 블리스 미국 시장조사업체 와이펄스 콘텐츠 책임자도 "밀레니얼(M) 세대 부모들이 자녀가 9세 정도가 되면 대부분 첫 스마트폰을 준다"며 "알파 세대가 매우 어린 나이 때부터 이전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미디어 중심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와이펄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 부모의 79%는 자녀가 SNS를 사용한다고 답했고, 44%는 자녀가 적어도 매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본다고 했다. 여기에 각종 온오프라인 교육 기관에서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를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교육 방침이 활성화하면서, 태블릿 PC는 교육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30대 워킹맘 김모 씨는 "요즘에는 영어학원 숙제도 온라인으로 해야 해서 태블릿 PC가 필수고,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들도 태블릿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식"이라며 "수강료도 태블릿 PC 기기 대여료와 학습비로 구성돼 있어 휴대용 미디어 기기를 외면하긴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화상 수업 등 온라인 상호작용에 더 익숙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휴대가 쉽고, 어디에서든 미디어와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블릿 PC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요즘 SNS에 올라온 아이패드 키즈를 묘사한 영상을 보면, 아이들이 기기를 빼앗기면 비명을 지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을 모른다"며 "이런 아이들은 창의적인 활동에 관심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보도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는 고가의 상품에 속하고, 교육 수단으로 필수적이라는 일부 상술에도 휩쓸리지 않는 것이 좋다"며 "부모가 아이들의 태블릿 PC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오프라인 소통을 늘릴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최근 부모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를 둔 부모가 올린 고민 글의 일부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태블릿 PC가 있다는데, 공부할 때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하니 사주는 게 맞나 싶으면서도, 고가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질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해당 글에 "공감된다"는 부모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한 부모는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폰 그다음엔 에어팟, 에어팟 프로, 아이패드까지 애플에서 나온 제품 대부분을 사주게 됐다"며 "하나씩 사주면 커지고 끝도 없어서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자녀에게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를 사주는 것이 맞는지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사줄 수밖에 없다"는 이들과 "비교적 어린 나이인 초등학생 때부터 고가의 태블릿 PC를 갖는 걸 당연히 여기는 건 이른 감이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아이패드의 경우 최신 모델에 속하는 아이패드 9세대와 10세대는 공식 판매가 기준 각각 49만9000원, 67만9000원이다. 아이패드 에어 모델은 92만9000원부터 시작하며, 아이패드 프로는 12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아이패드 사용에 필수 액세서리로 꼽히는 애플펜슬은 11만9000원에서 19만5000원에 판매돼,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의 조합만으로도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 쉽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전자파 등이 아이의 발달에 악영향을 끼지진 않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알파 세대'들에겐 태블릿 PC가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알파 세대는 2010년~2024년생에 속하는 이들로, 아이패드가 2010년 11월에 처음 출시된 것에 착안해 '아이패드 키즈'로도 불린다. 아이패드 키즈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통칭하는 '스크린 타임'의 제한 없이 자란 어린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알파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돼왔다"며 "이들 세대는 '완전한 첫 온라인 세대'로 분류되는 탓에 태블릿 PC 등 디지털기기에 대한 갈망이 유독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메릴리 블리스 미국 시장조사업체 와이펄스 콘텐츠 책임자도 "밀레니얼(M) 세대 부모들이 자녀가 9세 정도가 되면 대부분 첫 스마트폰을 준다"며 "알파 세대가 매우 어린 나이 때부터 이전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미디어 중심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와이펄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 부모의 79%는 자녀가 SNS를 사용한다고 답했고, 44%는 자녀가 적어도 매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본다고 했다. 여기에 각종 온오프라인 교육 기관에서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를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교육 방침이 활성화하면서, 태블릿 PC는 교육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30대 워킹맘 김모 씨는 "요즘에는 영어학원 숙제도 온라인으로 해야 해서 태블릿 PC가 필수고,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들도 태블릿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식"이라며 "수강료도 태블릿 PC 기기 대여료와 학습비로 구성돼 있어 휴대용 미디어 기기를 외면하긴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화상 수업 등 온라인 상호작용에 더 익숙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휴대가 쉽고, 어디에서든 미디어와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블릿 PC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요즘 SNS에 올라온 아이패드 키즈를 묘사한 영상을 보면, 아이들이 기기를 빼앗기면 비명을 지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을 모른다"며 "이런 아이들은 창의적인 활동에 관심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보도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는 고가의 상품에 속하고, 교육 수단으로 필수적이라는 일부 상술에도 휩쓸리지 않는 것이 좋다"며 "부모가 아이들의 태블릿 PC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오프라인 소통을 늘릴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