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한꺼번에 5배 인상…주민 불만 높아지는 '이 나라'
수년째 연료 부족 사태를 겪는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다음 달부터 휘발윳값이 5배 이상 오른다.

9일(현지시간) 쿠바 재무 및 물가부 소셜미디어와 관영언론 그란마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2월 1일 자로 휘발유 및 디젤 가격을 일제히 인상키로 했다.

일반적으로 쿠바 주민들이 자동차 연료로 많이 쓰는 일반 휘발유(B90)와 일반 디젤의 경우 현재 25페소(264원)로 책정된 공식 가격은 132페소(1천450원 상당)로 급등한다.

고급 휘발유(B100)는 현재 37.5페소(412원)에서 198페소(2천180원 상당)로 대폭 상향 조정된다.

쿠바 정부는 또 기존 쿠바 페소 대신 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는 주유소 20여곳을 새로 개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블라디미르 레게이로 재무 및 물가부 장관은 전날 저녁 관영 TV방송 프로그램인 '원탁회의'에 출연해 "국제 시장에서 연료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외화를 조달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경제 최상위층 전기료 및 가스비 부담을 더 크게 만든 최근의 조처와 맥을 같이 한다.

팬데믹 전후로 쿠바 주민은 식량·의약품·연료·전력·소비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2021년에는 강력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이 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정부 시위가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는데, 그 배경에는 '경제난'이 있었다.

격렬한 시위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지난해 하반기엔 곳곳에서 잦은 정전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바 있다.

쿠바 전력청(UNE)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전 용량 부족 지역을 매일 안내하며 '불가피한 순환 정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상황이다.

레게이로 장관과 관영 매체에 함께 자리한 비센테 데라 오 레비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연료난 원인을 미국의 경제 제재 탓으로 돌리며 "연간 18억 달러 규모 연료 수요가 있지만, 지난해엔 6억 달러어치만 수입해 결국 전체 수요를 충당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지에서는 연료 도매가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연료를 몰래 빼돌려 파는 암거래 시장이 활발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바 반정부 매체인 '14이메디오'는 민심 이반 가능성을 짚으며 "다른 주유소에서도 달러 결제를 강요하는 등 사회 혼란을 예상하는 현지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