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팀, 1999∼2008 美20∼30대 1천660명 분석…국제학술지 게재
"콘택트렌즈 착용하면 체내 유해화합물 PFAS 농도 1.2배"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경우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체내 혈중 농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2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는 이 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최윤형 교수와 의학부 김동현 교수 연구팀이 1999∼2008년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 20∼30대 1천660명을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콘택트렌즈 사용자의 체내 혈중 과불화화합물 농도는 평균 1.58ng/mL로 미사용자(1.30ng/mL)와 비교해 약 1.2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불화화합물은 탄소와 불소로 구성된 인공물질로, 물과 기름을 막는 특성을 가져 아웃도어 의류와 종이 빨대, 프라이팬의 방수코팅제, 식품 포장재 등에 쓰인다.

그러나 자연 분해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지속 노출되면 갑상선 질환, 임신성 고혈압, 신장암, 정소암, 당뇨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

연구팀은 또 콘택트렌즈 사용자 중 4.5%가 대표적 과불화화합물인 과불화옥탄산(PFOA)에 노출돼 건강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정했다.

미사용자 중에서는 3.9%가 과불화옥탄산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과거에 주로 사용된 과불화화합물을 중심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최근 새롭게 개발돼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콘택트렌즈는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가 과불화화합물의 위험성을 인지하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환경 유해 물질 규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과 환경부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