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보호 공간 미비…당국, 미감염주민 역외이동 분리 검토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3만명 가까운 주민이 열악한 피난 생활을 하는 가운데 피난소에서 감염병도 번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9일 보도했다.

日노토강진 피난소 감염병 확산…코로나19·노로바이러스 '비상'
이날 다케미 게이조 후생노동상은 이시카와현 내 피난소와 고령자 시설에서 전날까지 노로바이러스 등 소화기 감염증 환자가 약 30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는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의 감염증 전문의 2명 등 지원인력을 현지에 파견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시카와현 시카마치(志賀町)에 설치된 피난소 14곳 중 3곳에서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19에 걸린 피난민도 13명 확인됐다.

일부 피난소에서는 독감 감염자도 발생했다.

그러나 좁은 대피소에서 감염자를 격리해 보호할 공간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시카와현은 감염자가 나오는 대피소에서 미감염 상태의 주민을 노토반도 밖 가나자와(金沢)시 등으로 옮겨 분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까지도 이시카와현 내에서 피난소 생활을 하는 주민은 2만8천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적잖은 대피소는 단전·단수로 위생 관리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는 건물 붕괴 등 지진이 직접 원인인 사망자보다 열악한 대피소 생활 중 질병 악화 등에 따른 지진 관련 간접 사망자가 훨씬 더 많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마모토 지진 때는 전체 사망자 276명 중 간접 사망자가 221명에 달했다며 피난 생활 장기화에 따른 건강 악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후쿠시마대 아마노 가즈히코 교수는 "하루라도 빨리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장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일본 정부와 이시카와현은 호텔이나 여관 등 유휴 숙박시설을 빌려 피난소로 활용하거나 아예 도쿄 등 다른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피난민들에게 공영 주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도쿄도는 이미 도영주택 100채 제공 계획을 밝혔고 후쿠오카현 등도 논의 중이다.

이시카와현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집계한 피해 상황에 따르면 그동안 확인된 사망자 수는 180명에 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