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는 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0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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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행복한일 노무법인의 '직장내 괴롭힘 AtoZ'
행복한일 노무법인의 '직장내 괴롭힘 AtoZ'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회사는 고용노동부와 외부 기관으로부터 익명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또한, SNS 익명게시판에는 ‘OO과장의 실체’, ‘◇◇부장의 횡포’, ‘따돌림 천국’ 등의 글이 계속하여 올라오고 있었고,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글은 ‘회사가 신고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하여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드디어 터졌다’는 반응입니다.
A의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노력은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신설되었고, 근로기준법 제93조 제11호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 기재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여 실시하고 있고, 회사로 사건이 접수되면 자체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게 됩니다.
A의 직장 내 괴롭힘 예방 활동은 회사 내 괴롭힘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0건 달성’이라는 업적에 동참할 것을 홍보하고, 그 숫자를 올리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는 방식의 예방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는 사례와 같이 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즉,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기 위한 목적이 ‘신고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변질될 것입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접수하여 처리하여야 할 고충처리담당자인 A가 ‘직장 내 괴롭힘 0건’을 홍보하는 행위는 직원들의 고충 호소 창구를 막은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오랜 기간 ‘직장 내 괴롭힘 0건’이라는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면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프로세스나 고충처리시스템 접근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은 전문성이 확보된 고충처리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주어지거나 고충이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아 불편함이 있다면 회사에 입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에서 피해직원은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신고를 제기하는 것이므로, 자신을 가장 잘 보호해 줄 수 있는 수단을 찾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좋은 회사의 고충처리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한다면 직원들은 결국 회사가 아닌 고용노동부와 같은 외부 기관을 통하여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 보도자료(2023. 9. 22.)에 따르면,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지난 3년의 사건 중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건이 계속하여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발간한 ‘조정과 심판(2023년 12월호) - 당신의 직장생활 고충은 해결되셨습니까?’에 따르면, 일반인의 89.4%가 내부 고충처리제도를 잘 모르거나, 있어도 활용도가 낮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발생 시 법적 분쟁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고충처리시스템이나 사건 발생 시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직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직원을 고충처리담당자로 임명하거나 외부전문기관에 위탁하여 안정적인 고충처리시스템의 존재를 직원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충이 접수되면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여 직원들에게 ‘회사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와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회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코로나19 등 여러 사회적인 변화와 함께 소통 방식의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회사는 외부의 흐름을 반영하여 내부적으로 직원들 간에 소통 방식을 안내할 필요가 있고, 고충처리시스템은 조직 내 소통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접근성이 좋은 고충처리시스템은 직원들 간의 소통 방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직장 내 괴롭힘을 완화하는 예방책이 될 것입니다.
김용선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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