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발사→9·19 파기→무력충돌 위협→GP 보강→해안포 발사
JSA 비무장 폐기, 신형 무인기 훈련도…총선 앞두고 의도적 긴장고조 가능성
말폭탄 던지다 실제 포격…북, '9·19 파기' 이후 위협수위 높여
9·19 남북 군사합의를 내팽개친 북한이 한국을 향해 '말 폭탄'을 쏟아내더니 결국 포문을 열어 실제 행동에 나섰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서북 도서 일대에서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으로 200여 발의 사격을 감행했다.

포탄은 9·19 군사합의상 서해상에 설정된 완충구역 내에 떨어졌고, 이에 군은 이번 사격을 도발로 규정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이후 한국이 9·19 합의에 따른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 금지 조항의 효력 정지를 선언하자, 같은 달 23일 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며 합의에 따라 지상·해상·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회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금지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이 공중정찰 역량 회복을 위해 9·19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북한은 이를 빌미로 합의 전체를 사실상 파기한 것이다.

북한은 이후 수시로 무력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그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떠넘겨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미국이 고질적으로 남발하는 반공화국 적대 행위들이 (…) 쌍방 무력간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단계라고 규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논평에서 한국군의 최근 훈련 상황을 '전쟁 책동'이라 규정하고선 올해가 "격돌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해"라고 위기감을 끌어올렸다.

말폭탄 던지다 실제 포격…북, '9·19 파기' 이후 위협수위 높여
북한은 이런 수사적 위협 및 책임 전가와 더불어 9·19 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복원을 병행했다.

지난해 11월 27일 파괴 GP에 병력과 장비를 재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 중인 모습이 우리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근무하는 북한군이 'JSA 비무장화'를 폐기하고 권총을 휴대한 사실도 이즈음 확인됐다.

최근에는 파괴 GP에 콘크리트 초소를 건설하는 장면이 식별됐다.

11월 당시에는 목재로 초소를 지었는데, 방호력과 내구성이 더 강한 콘크리트까지 동원한 것으로 본격적인 운용에 나선다는 신호였다.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경의선 및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의선 도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이용하던 길이었다.

아울러 '샛별-4형' 등 신형 무인기를 동원해 전방 지역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의 모습이 최근 보이는 등 북한은 긴장 고조 행위를 꾸준히 이어왔다.

북한은 해상 포격은 2022년 12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기는 하지만 2022년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 1천200발 넘는 포탄을 동·서해상으로 쐈을 정도로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당시 한미연합연습을 핑계로 댔듯 이번에도 한국군의 훈련에 대한 반발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북한이 군사적 긴장감을 꾸준히 높여오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북한은 우리의 4월 총선을 앞두고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등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