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픽'으로 논문 이미지 분석
사이언스, AI로 연구사진 조작 잡는다…'제2의 황우석' 방지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연구 논문의 이미지 조작 등을 걸러내기로 했다.

사이언스는 4일(현지시간) 홀든 소프 편집장 명의의 사설을 통해 올해부터 AI 이미지 분석 도구인 '프루픽'(Proofig)을 사이언스 계열 6개 전 매체에서 활용한다고 밝혔다.

프루픽은 논문 속 이미지를 분석해 이미지 복제나 이미지 회전, 이미지 접합, 배율 왜곡 등 비정상적인 점을 가려낸다.

그러면 논문 에디터가 프루픽 분석 결과를 살펴보고 문제가 되는지를 판단,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일 경우 논문 저자에게 해명을 요청한다.

저자가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하고 문제점을 수정할 경우 논문을 다시 평가하지만,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추가적인 우려가 제기될 경우 논문 게재 거부 등 절차를 밟게 된다.

또 사이언스에 이미 게재된 논문의 이미지 관련 우려가 제기될 경우 의심받는 이미지를 프루픽을 써서 자세히 살펴보고 수정 또는 게재 철회 등을 결정하게 된다.

사이언스는 작년 여름부터 프루픽을 시험 사용한 결과 문제가 있는 이미지를 논문 게재 이전에 탐지할 수 있어서 사용을 확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사이언스는 논문을 평가하면서 이미지 조작을 맨눈으로 점검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프루픽을 통해 이미지 변조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잡아내서 인간의 실수 가능성이 줄어들고 논문 평가 절차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 편집장은 프루픽이 논문 게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의도하지 않은 실수 또는 사기 행위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는 지난 7년간 논문표절 탐지 소프트웨어 '아이센틱'(iThentic)을 통해 논문 텍스트를 살펴봤으며, 이제 자동화된 점검 대상을 이미지로 넓히게 됐다.

발다 빈슨 사이언스 편집담당 임원은 호주 매체 미라주에 "엄밀한 데이터는 우리 출판물의 주춧돌"이라며 "이미지 조작·복제는 의도적이든 실수이든 우리 콘텐츠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편집자들을 도울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탐구하는 것을 포함해 이런 이슈를 방지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미지 복제는 맨눈으로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지 복제를 더 잘 찾아낼 수 있는 (프루픽의) 능력이 특히 우리 편집팀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이언스는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으나, 이후 이 연구가 이미지 조작에 의한 허위임이 드러나 게재를 취소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