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화성 동부지역에 고등학교 교실이 부족해 고교 입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 10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통학할 위기에 놓였다.
4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공립인 동탄국제고의 입학전형 결과 지원서를 낸 화성 동부지역 학생 123명 중 49명이 합격했다.
나머지 74명 중 2지망 학교를 써내지 않은 47명은 당장 입학할 고등학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올해 개교하는 치동고를 비롯해 16개의 고등학교가 있는데 정원이 모두 찬 데다 교실도 여유가 없어서 학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탄국제고가 아닌 다른 지역의 국제고와 외고 등을 지원했다가 합격하지 못한 화성 동부지역 학생 64명 중 2지망 학교 지원을 하지 않은 44명과 일반고를 지원했다가 탈락한 8명 등 모두 100여명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중 고교 평준화 지역이 12곳, 비평준화 지역이 19곳인데 비평준화 지역인 화성에서는 모든 지역의 학교로 지원이 가능하지만 인근 수원과 용인 지역은 자리가 없어서 자칫 평택이나 안성 지역으로 통학해야 할 수도 있다.
이들 100여명의 학부모는 교육 당국의 부족한 대처를 이번 문제의 원인으로 꼽으며 정원 조정 등을 통해 갈 곳 잃은 학생들을 지역 내에서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 씨는 "화성 동부지역에서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작년보다 250명가량 많은데도 교육 당국은 올해 치동고가 개교한다는 이유로 나머지 15개교의 입학 인원을 조금씩 줄여서 결과적으로 작년과 입학 정원이 별 차이가 없게 됐다"며 "학교 정원을 다시 늘려서 학생들을 지역 내에서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교장과 부장교사 등을 모아놓고 교실이 부족하니 국제고, 외고 등을 지원하는 학생에게 2지망 학교를 꼭 쓰라고 교육했다고는 하는데 정작 입시 상담을 하는 담임 교사들은 치동고가 개교해서 오히려 교실 사정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들은 오는 5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작년 4월부터 8월까지 6차례에 걸쳐 화성 동부지역의 중학교 교장, 부장교사, 학부모, 도의원, 시의원 등을 대상으로 입시설명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2지망 지원을 여러 차례 당부했다"며 "학부모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