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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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구감소지역에서 두 번째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해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는 내년 5월까지 1년 연장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재정 집행률은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건설·부동산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기 회복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세컨드홈 활성화

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1주택 특례'를 적용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세컨드 홈 활성화' 정책이 추진된다. 예컨대 서울에 집을 보유한 사람이 인구감소지역인 강원도 평창군에서 두 번째 주택을 취득하면 2주택자이지만,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주택 특례가 적용되면 재산세의 경우 세율 0.05%포인트 인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혜택을 받는다. 종합부동산세는 기본공제 12억원이 적용되고, 고령자·장기보유자는 최대 8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양도세는 12억원 이하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현재 인구감소지역은 인천 강화·옹진군, 경기 가평·연천군 등을 비롯해 총 89곳이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인구감소지역의 생활 인구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며 "세제 부담을 줄여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별장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주택 특례가 적용되는 주택의 가액, 적용 지역 등 구체적인 요건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건설 경기 활력

정부는 올해 SOC 사업 예산을 작년(25조원)보다 1조400억원 많은 26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률(65%)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허가 등 사전 절차를 조기 완료하고, 민자사업 보상금은 선 투입한다. 국가계약 기간을 단축하고 선금 지급을 확대하는 한시 특례도 작년 말 종료 예정이었는데 오는 6월까지 연장한다.

공공 부문에서는 올해 60조원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집행률(55%)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신규 민자사업 발굴 목표는 작년(13조원)보다 증가한 13조7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또 이달부터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운용해 각 지자체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굴을 추진할 예정이다.

건설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도 한시적으로 유예한다. 8년 만에 재도입되는 비수도권 개발부담금 100% 감면이 대표적이다. 학교 용지 부담금도 처음으로 50%를 감면한다. 올해 적용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민간 공동주택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는 내년으로 시행 시점을 미룬다.

다주택자 중과 배제 연장

오는 5월까지로 예정돼 있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는 1년 연장된다. 지난 정부에서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의 주택을 팔면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0~30%포인트가 더해졌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조치가 발표되면서 조정지역 내의 집을 팔아도 기본세율만 부과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과 농지, 산지 등 3대 입지규제도 개선한다. 비수도권에서 개발제한구역 해제사업이 추진될 때 해제 요건을 완화한다. 소명 고위험지역에 자율규제혁신지구(가칭)을 도입하고, 일부 스마트팜 시설에 대해 농지 이용을 허용하는 등 기술변화 등을 고려한 농지 이용합리화를 추진한다. 국민 편익과 기업활동에 필요한 산지는 산림청과 논의해 산지 이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버타운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기재부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해 상반기 중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타운 공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