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의 대명사'로 불렸던 쿠팡이 드디어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를 낸 것 같습니다. 2023년 1,2,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쿠팡이 연간 기준 흑자를 낸다면 2010년 설립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죠.롯데, 신세계 이런 경쟁 유통 회사들은 그동안 쿠팡이 망하길 간절히 바랐겠지만, 소비자들은 쿠팡을 응원했어요. 가져다 준 혜택이 너무나 컸잖아요. 로켓배송 없으면 못 산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이제 좀 안정적으로 돈 좀 버나 싶었는데, 쿠팡 경영진은 이 상황을 마냥 즐기고 싶진 않았나 봅니다. 2023년이 다 끝나갈 무렵, 돌연 한 기업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회사, 완전히 부실 덩어리입니다. 파페치란 회사인데요. 온라인으로 명품을 팝니다. 위워크 처럼 투자받은 돈 펑펑 쓰고, 연간 수 천억원씩 적자를 내다가 부도 직전에 쿠팡에 넘어갔습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쿠팡이 파페치를 제대로 살려 놓지 못하면, 파페치도 망하고 쿠팡도 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쿠팡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우선 쿠팡의 최근 재무 상황부터 보시죠. 쿠팡이 적자 기업이란 오명을 벗은지는 사실 꽤 됐어요. 영업이익이 2022년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연속으로 다섯개 분기 흑자를 냈고요. 흑자 규모 또한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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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적자 회사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서 외형을 줄여서, 그러니까 매출은 좀 포기하더라도 인건비나 마케팅비 같은 것을 싹둑 잘라내는 경우가 많은데, 쿠팡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분기 기준 매출이 처음 60억 달러를 넘어서 외형 성장도 이어지고 있고요. 한마디로 이익의 질이 좋다. 이런 식으로 가면 돈 버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죠.

영업이익률이 1~2%대로 조금 낮은 게 아쉬운데, 막 흑자 나는 회사에 10%, 20%의 이익률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죠. 덩치가 더 커지면 마진은 자연스럽게 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쿠팡이 이익을 내기까지 정말 어렵게 왔습니다. 특히 로켓배송 한다고 전국에 물류 창고를 무진장 짓고, 이거 나르는 배송 기사분들과 알바 분들을 고용해서 '쿠세권'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잖아요. 사실 이게 다 비용, 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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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투자가 이제 얼추 끝나 가니까, 돈을 긁어 모으는 일만 남은 듯 합니다. 쿠세권에서 쿠팡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으니까요. 현재 쿠팡의 활성 고객수, 액티브 유저라고 하죠. 쿠팡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실제로 써본 사용자 수가 2000만명을 넘겼습니다. 15세부터 64세까지 경제활동인구가 약 2500만명이니까요, 경제활동인구의 80%는 쿠팡을 쓴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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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선 이제 적수가 없을, 아니 하나 있네요. 네이버가 있긴 한데. 사업 방식이 좀 달라서 단순 비교는 힘들죠. 네이버는 쿠팡, 지마켓, 11번가 다 네이버에 넣어서 중개만 해주는 시스템이라요. 아무튼 네이버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요. 저 밑에 지마켓, 11번가 등등이 쿠팡을 따라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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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쿠팡 같은 새로운 회사가 다시 나타나기도 힘들 것 같아요. 쿠팡이 성장한 2010년대, 그리고 2020년대 초반은 이례적인 초저금리 시대였죠. 금리가 사실상 제로였습니다. 돈 값이 헐값이라, 돈 때려 박아서 투자하는 게 너무나 쉬웠어요. 쿠팡도 비전펀드 같은 곳에서 몇 조원을 단번에 받아 냈잖아요.

하지만 앞으론 아마 어려울 겁니다. 돈값이 금값이 됐죠. 금리 5% 시대는 정말 오랜만이라 많이들 어색해 하는데요, 2010년 이전으로 시간을 돌리면 금리 5%는 평범했고 10% 넘을 때도 많았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부턴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요. 2010년대의 제로 금리까지 내려갈까. 만약 내려 봐야 3~4% 수준이라면, 쿠팡 처럼 수 조원을 투자 받고, 또 수 조원을 단번에 투자하는 회사가 나올수 있을까. 쉽지 않죠. 그래서 쿠팡의 경쟁자는 국내에선 당분간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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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국내 시장은 얼추 정리를 했는데, 쿠팡은 이런 상황이 불편합니다. 뭐가 불편하냐.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이죠. 국내 온라인 유통의 매출 성장률은 2020년까지만 해도 분기당 20%를 웃돌았는데, 2022년에는 10%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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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월별 기준 2023년 10월 처음 20조원을 넘었는데요. 이렇게 시장이 커지니까 성장률이 둔화된 것이죠. 특히 쿠팡이 주력인 물티슈, 기저귀 같은 생활용품 성장률이 낮은 편이에요. 이제 온라인 쇼핑에서 폭발적 성장, 이런건 없다는 얘깁니다. 시장 자체가 팍팍 안 늘면, 쿠팡 쓰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사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아요. 쿠팡을 쓰는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지출한 돈이 분기당 300달러 정도 하는데요. 월간으론 100달러 안팎, 13만원쯤 하죠. 이게 어느 시점에선가 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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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에 상장 된 쿠팡 주식이 지난해 내내 별 재미를 못 본 것도 이런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일 겁니다. 주가 상승률이 2023년 연간 5%에 불과했어요.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45%나 올랐으니까, 쿠팡 주식 산 분들은 속이 좀 상할 만 했어요.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적자 내다가 흑자로 돌아섰으면 주가가 좀 오를 만도 한데. 투자자들은 '흑자 따윈 관심 없다. 더 큰 성장 스토리를 가져와' 하고 있습니다. 이게 또 무시할 수 없는 게 쿠팡이 투자를 많이 받았다고 했잖아요.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비롯해 베일리 길포드, 모간스탠리 등등의 금융사들이 쿠팡 주식을 많이 들고 있습니다. 이런 펀드들이 투자한 돈 회수하려면 쿠팡은 주가를 올려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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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쿠팡도 나름 '노오력'을 하고 있죠.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다시 볼게요. 쿠팡이 장악한 생활용품 시장 규모가 가장 작죠. 쿠팡이 컬리 처럼 식품 쪽을 강화한 이유를 이 표를 보면 잘 이해가 갈 겁니다. 식품 비중이 가장 크거든요. 식품 쪽은 꼭 늘려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개척 시장이 보입니다. 음식 서비스, 여행, 그리고 의복. 음식 서비스는 쿠팡이츠로 시도하고 있긴 해요. 근데 세 앱 중 꼴찌죠.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비해 후발주자라 시장을 확 뺏어 오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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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11번가, 지마켓과 차별화 한 게 로켓배송인데요. 배달 시장에선 차별화 할 게 솔직히 별게 없어요. 이 세 군데 주문하면 다 비슷한 라이더 분들이 오잖아요.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는 게 아니라 그런데요. 배민, 쿠팡은 주문만 받아주고요. 음식점에서 생각대로, 바로고 같은 배달 대행 업체를 통해 라이더에 음식을 전달해 주는 구조거든요. 그럼 차별화 할 건 가격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쿠팡은 돈으로 바르고 있습니다. 요즘 쿠팡이츠에서 쿠폰 무진장 날아오죠. 또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클럽에 가입한 사람에겐 10% 할인도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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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와우에 10% 할인을 붙였더니 와우 회원의 이츠 이용자 수가 90%나 늘었다고요. 이것 덕분인지 배달앱 월간 사용자 수가 쿠팡 빼곤 다 감소했어요. 배민, 요기요에서 쿠팡으로 옮겨 탔다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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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의복을 보시죠. 이 지점에서 파페치를 인수한 이유가 나옵니다. 의복 시장은 한국만 봤을 때 월 2조원 시장이죠. 단순 계산으로 12 곱하면, 대략 연간 24조원이나 합니다.쿠팡이 이 시장 공략하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 쿠팡이 2021년 상장 신고서에 자기들이 가장 공략할 분야를 적어 냈는데, 의류와 화장품을 1순위로 꼽았을 정돕니다. C.에비뉴란 카테고리를 열고 빈폴, 라코스테, 뉴발란스 같은 이름 있는 브랜드를 많이 들여와서 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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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잘 안됐죠. 패션 시장은 또 다른 리그여서. 음식 배달 처럼 나름 강자들이 있어요. 무신사, 에이블리 등등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 앱은 주로 MZ 세대들이 쓰고요. 40~50대 이상 분들은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시죠.

쿠팡이 2~3년 간 해법을 못 찾고 헤매고 있는데, 별안간 파페치란 회사가 매물로 나타난 겁니다. 거의 망한 상태긴 하지만요. 파페치는 사실 엄청난 회삽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파는데, 이 시장 글로벌 1등입니다. 한국 1등 아니고, 글로벌 1등이에요.

파페치는 포루투갈 사업가인 주제 네베스란 분이 2007년 영국에서 창업했고, 2018년에 뉴욕증시에 상장했어요. 2021년 한때 시가총액이 230억달러, 3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까르띠에를 소유한 리치몬트 그룹, 중국의 알리바바가 투자를 하기도 했고요. 쿠팡 이상의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이유는 명확하죠. 명품이야 말로, 온라인이 미개척 한 분야잖아요.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 이걸 침투율이라고 하는데요. 10%대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코로나 터지고 2020년, 2021년 반짝 올랐다가 최근 다시 감소하고 있어요. 이 땐 다들 해외 여행을 못 가서 명품을 많이 샀는데, 매장도 많이 닫아서 온라인 판매가 증가한 것이었고요.

제가 여러번 설명 드렸는데, 어떤 시장에서 침투율이 10% 정도 되면 폭발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임계점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그랬고, 스마트폰 시장도 그랬어요. 주식 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지점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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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의 침투율은 나라마다 다른데, 2022년 기준 중국은 거의 50%에 육박하고 우리나라나 영국도 30%를 웃돌고 있죠. 생필품이나 음식은 온라인 주문 많이 하는데, 명품은 잘 안 한다는 얘깁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생각해 보면, 명품을 온라인으로 사는 게 좀 그렇죠. 1000만원 짜리 에르메스 백을 온라인으로 산다. 저는 안 사봐서 모르겠는데, 구매 버튼을 못 누를 것 같아요. 짝퉁일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고, 또 명품은 매장 가서 사야 맛도 나고요.

그런데, 파페치가 공략을 잘 했습니다. 우선 짝퉁 우려가 덜 해요. 이 회사가 물건을 받는 곳은 명품 도매상인데요. 그러니까 샤넬, 루이비통 이런 명품 회사가 직접 물건을 주는 게 아니라, 이런 브랜드와 거래하는 도매상의 물건을 팔아줘요.

이런 명품 도매상 네트워크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구축했습니다. 무려 1400여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했고요. 한국을 비롯한 190개국에서 온라인으로 팔고 있어요. 판매 수수료로 30% 가량을 받는 게 사업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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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명품 판매 중개만 하는 게 아니라 오프화이트, 팜엔젤스, 엠부시 같은 브랜드를 보유한 뉴가즈그룹 같은 것을 직접 인수해서 팔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리치몬트 그룹의 온라인 명품 플랫폼인 육스 네타포르테까지 인수해서 덩치도 불렸습니다.

파페치는 가품 없다, 그리고 들어가면 웬만한 브랜드 다 있다. 이런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 줍니다. 그래서 매출이 급증했는데, 2019년 처음 10억달러를 넘겼고, 2년 만인 2021년 20억달러도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익이었습니다. 파페치가 명품 브랜드를 직접 인수하고, 심지어 미국 백화점 니먼 마커스 지분 인수하고요. 너무 공격적으로 나선 탓에 장사 해서 번 돈 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았어요.

영업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서 2022년 8억47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습니다. 2023년에는 2분기까지 실적을 공개했고, 그 이후론 공개도 안 하고 있습니다. 엄청 안 좋다는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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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쿠팡 입장에선 우선 군침 흘릴 만은 한 것 같습니다. 세계 명품 시장 규모가 4000억달러, 520조원이나 하는데. 여기서 10%만 먹어도 52조원이나 하니까. 현재 쿠팡의 매출보다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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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쿠팡은 아무리 잘 해도 한국 이외에 시장이 사실상 없잖아요. 일본에 갔다가 2년 만에 철수했고, 요즘은 대만에서 좀 해본다고 하는데 이것도 얼마나 될 지는 좀 지켜봐야 합니다. 그런데, 파페치는 190개국에 진출했다고 하니. 단번에 190개국을 진출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잖아요.

명품은 객단가도 높습니다. 쿠팡 사용자의 한 명의 분기당 평균 매출이 300달러, 40만원쯤 한다고 했는데요. 명품은 하나만 팔아도 100만원은 우습지 않습니까. 수수료로 30%인 30만원만 매출로 잡는다고 해도, 매출 증대 효과가 엄청납니다.

그러니까 파페치 인수는 쿠팡이 그토록 원했던 객단가 증대, P를 증대하는 것과. 시장 확대, Q를 높이는 효과가 동시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파페치의 적자를 막는 게 관건인데요. 쿠팡이 요즘 분기당 수 천억원씩 이익을 내고 있어서, 이걸로 당분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 같아요.쿠팡이 또 12년 간 적자를 냈다가 흑자로 돌려 세운 노하우가 있잖아요. 비용 통제, 생산성 향상 이런 분야에선 달인이 됐습니다.

사실 이보다 걱정은 중국 시장의 부진인데요. 중국은 명품 업계 떠오르는 샛별이자 큰손이죠. 그런데 중국 경제가 코로나 봉쇄를 푼 이후에도 예상보다 잘 안 살아나고 있어요. 한때 10%는 우습게 넘겼는데, 지금은 5% 달성도 허덕허덕 합니다. 근데, 반대로 말하면 중국에서 온라인 명품 소비가 많았으면 파페치가 매물로 나오지도 않았겠죠.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쿠팡은 파페칭 인수하는데 단돈 5억달러, 6500억원 밖에 안 썼습니다. 한때 20조, 30조원 했던 회산데. 이정도면 줍줍 한 것이죠. 인수 구조가 좀 복잡하긴 한데, 쿠팡과 그린옥스란 회사가 아테나란 법인을 세워서 브릿지론으로 주고, 이 법인이 파페치의 사업을 받는.

이런 인수 구조는 저도 처음 봤는데요, 한마디로 빚 갚아줄게. 대신 너네 사업체만 줘. 나중에 추가적인 부실 같은거 튀어 나와도 나는 모른다. 뭐 이런 식인것 같습니다.추가 부실에 대한 꼬리 자르기도 가능하다.
온라인 명품 판매는 실패한 사업인데…쿠팡, 망한 파페치 인수한 이유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한 뒤에 명품도 로켓배송이 되겠느냐는 말들이 나왔는데, 아마도 하지 않을까요.

쿠팡이 과거 애플 딜러십을 따내서 현재 아이폰, 맥북 같은 제품을 팔고 있는데. 이걸 로켓배송 해주고 있잖아요. 오늘 밤에 주문하면, 내일 새벽 7시 전에 집앞에 와 있습니다. 애플 제품도 비싼건 수 백만원씩 하는데 해주는데, 명품이라고 못 해줄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쿠팡이 기존 생활용품 팔 던 것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명품 시장에 뛰어든 것은 굉장히 큰 도전이지만요. 기존에 보여줬던 혁신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명품이 로켓배송으로 올 지 눈여겨 보겠습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