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6개 공연 제작진 참석
독립운동가 소재 연극 2편 연달아 무대에…"의상감독 겹치는 해프닝도"
"여성 독립운동가, 영웅 아닌 성장해나가는 한 인간으로 그렸죠"
"독립운동가 하면 떠오르는 영웅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지하철에서 만날 수 있는 노인 같은 인간적인 모습으로 비치길 바랐어요.

"
연극 '언덕의 바리'의 김정 연출은 3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에서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한 신작의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공연 예술의 제작·유통 등을 지원해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2008년부터 15년간 뮤지컬 '마리 퀴리', 연극 '빵야' 등 274개 작품이 이 사업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올해는 1∼3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지에서 6개 분야 28개 작품을 선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연극 '언덕의 바리'와 '아들에게',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 등 1월 개막하는 6개 작품을 먼저 소개했다.

"여성 독립운동가, 영웅 아닌 성장해나가는 한 인간으로 그렸죠"
이 가운데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삼은 연극 2편이 눈에 띈다.

두 작품 모두 전형적인 독립운동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오는 6∼1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언덕의 바리'는 임신한 몸으로 폭탄 투척 의거에 나선 안경신을, 이달 13∼2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아들에게'는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에 투신했던 현미옥(앨리스 현)을 조명한다.

김정 연출은 "안경신은 폭탄 투척에 실패한 뒤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성공하지 못한 독립운동가로 볼 수도 있다"며 "그의 강렬한 열망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아들에게'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김수희는 "영웅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성장해나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며 "미국 시민권자로 태어난 여성이 사회주의에 심취해 북한행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조력자와 유대하는 과정이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비슷한 시기에 작품을 준비하다 보니 김수희 연출과 김정 연출이 똑같은 의상감독을 섭외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해당 의상 감독은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소화할 수는 없다며 '언덕의 바리'에 합류했다고 한다.

"여성 독립운동가, 영웅 아닌 성장해나가는 한 인간으로 그렸죠"
창작 오페라와 음악 공연, 전통 예술 공연도 1월 중 열린다.

오는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음악 공연 '민요 첼로'는 한국의 민요를 첼로로 재해석해서 들려준다.

이달 11∼1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되는 울산문수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는 동화 '신데렐라' 속 유리 구두 이야기를 모티브로 결핍과 욕망을 이야기한다.

1월 12∼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는 전통예술 공연 '만중삭만 - 잊혀진 숨들의 기억'은 민요와 명상 음악을 접목한다.

1월 20∼2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최되는 전통예술 공연 '물의 놀이'는 전통 장단을 흐르는 물에 빗대어 표현한다.

"여성 독립운동가, 영웅 아닌 성장해나가는 한 인간으로 그렸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