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번호 '품귀'에 어쩔 수 없이 '등번호 29번'
불가피하게 '윤학길 29번' 선택한 롯데 새 외인 레이예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1번(최동원), 10번(이대호)까지 두 개의 등번호가 영구 결번이다.

여기에 추후 영구 결번 지정 가능성이 가장 큰 '임시 결번'은 20번과 29번이 있다.

20번은 '돌아오지 않는 영원한 2루 주자' 고(故) 임수혁, 29번은 KBO리그 역대 최다인 불멸의 '100완투' 기록 보유자 윤학길이 선수 시절 쓴 번호다.

현역 시절 밥 먹듯 완투 역투를 펼쳐 '고독한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은 프로 통산 308경기에서 117승 94패 1천863⅔이닝 916탈삼진 평균자책점 3.33을 남긴 롯데의 간판 투수다.

그동안 롯데 구단은 20번과 29번을 비워뒀지만, 이번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024시즌 29번을 달기로 했다.

여기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최근 선수단 규모가 커지면서 신인급 선수 가운데 세 자릿수 등번호를 선택한 선수가 늘어가고 있다.

불가피하게 '윤학길 29번' 선택한 롯데 새 외인 레이예스
롯데 구단 관계자는 3일 "원래 레이예스가 원하는 건 다른 번호였다.

그래서 그 번호를 쓰던 선수에게 양해를 구했는데, '어머니 기일을 잊지 않으려고 번호를 선택했다'는 말에 레이예스도 마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나니 레이예스에게는 선택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29번이 아니면 레이예스가 세 자릿수 등번호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롯데 구단도 고심 끝에 레이예스에게 29번을 주기로 했다.

등번호 29번을 단 대표적인 야구 선수로는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아드리안 벨트레가 있다.

KBO리그에서는 김광현(SSG 랜더스), 나지완(전 KIA 타이거즈), 이택근(전 키움 히어로즈) 등이 29번을 선택한 선수다.

이번에 레이예스가 29번을 달았다고 해서 윤학길의 영구 결번 지정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중간에 다른 선수가 달았다고 해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우리 구단 전설인 윤학길 선수의 영구 결번은 이후 논의할 것"이라고 롯데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