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3개월만에 총선용 장관 교체' 비판 예고
내일 산업장관 후보자 청문회…통상대응·한전 정상화 등 쟁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3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대응, 심각한 재무 위기에 빠진 공기업 한국전력의 정상화 방안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두 개의 전쟁'이 지속하는 와중에 후티 반군의 민간 상선 공격으로 홍해 국제 수송로 안전이 위협받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돼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큰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미국을 포함한 40여국에서 실시되는 선거와 리더십 교체, '디리스킹'(de-risking)을 표방한 서방과 중국의 공급망 분리 본격화, 각국 무역 보호주의 심화 등으로 올해는 우리나라 통상 환경이 '극한의 불확실성'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는 정책 변화나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유관국과 적극적 교섭을 통해 우리나라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부의 노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진 시점이다.

나아가 급변하는 국제 통상 질서 속에서 우리나라가 주요 협력국들과 기후변화·디지털 등 새로운 질서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교섭 역량도 요구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긴 한국전력의 심각한 재무 위기 해결, 전기·가스 등 에너지 공공요금 조정,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간 전력망 확충 등 난제가 쌓여 있다.

'뜨거운 감자'인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 에너지 요금이 내년 총선까지는 일단 동결되는 기조지만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 우리나라 에너지 인프라를 책임지는 주요 공기업들의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연내 다시 논란이 불붙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원전 10기의 계속 운전부터 신규 원전 건설, 원전 10기 수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도입을 위한 법 마련 등 여야 간 정책 간극이 큰 원전 분야에서도 여야 위원 간 공방이 예상된다.

또한 안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다양한 통상 현안에 대처해왔지만, 국내에서 경제적 이해관계 충돌이 첨예한 에너지 분야의 직접적 업무 경험이 적다는 점도 청문회에서 거론될 수 있다.

아울러 야당은 안 후보자의 청문회를 계기로 취임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교체한 정부 결정을 비판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 장관은 여당이 핵심 전략 지역으로 꼽는 수도권에 출마하기 위해 사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급망 불안 해소 등 산적한 현안에도 오직 총선만을 위해 (취임) 3개월도 안 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교체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