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여건으로 일출 못 봤지만 희망찬 미래 그려
"용처럼 비상하는 새해 되길"…해남 땅끝마을서도 소망 가득
"용이 승천하는 것처럼 2024년은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갑진년(甲辰年) 첫날인 1일 오전 6시께 4년 만에 해돋이 행사가 다시 열린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는 해돋이를 보러 온 수백명의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조금이나마 더 가까운 곳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비교적 고지대인 땅끝전망대와 땅끝항 여객선터미널에 오갔고 펴 놓은 돗자리에 앉아 일출 시각을 기다리기도 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세 살배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대학 입학을 앞둔 새내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등이 저마다의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하얀 종이에 소망을 적은 이들은 배 모양 조형물에 이를 붙이면서 "2024년에는 가족의 건강·자녀의 학업 성취·부의 성취를 이루게 해달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바다 멀리 수평선부터 어스름이 서서히 가시자 사람들은 영하의 날씨 속에 착용했던 털모자·귀마개 등 방한용품을 벗고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용처럼 비상하는 새해 되길"…해남 땅끝마을서도 소망 가득
하지만 예정된 일출 시각이 다가와도 해는 짙게 낀 구름으로 보이지 않았고, 관광객들은 구름 사이로 뻗어 나오는 햇빛을 일출 삼아 새해를 소망했다.

광주에서 세 자녀와 함께 일출을 보러 온 김정희(42) 씨는 "새해에는 첫째, 둘째 아이가 고등학교·중학교에 각각 입학한다"며 "새로운 출발을 앞둔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새해 소망을 빌었다"고 말했다.

함께 온 이성 친구와 사진을 찍던 양모(25) 씨는 "올해부터 취업 준비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며 "정보처리산업기사·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원하는 회사에 취업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기상 여건으로 일출을 보지 못한 일부 관광객은 '추억이라도 남기자'며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대학 입학을 앞둔 김모(20) 씨는 "연로하신 부모님은 올해도 건강하시고 친구들은 하고자 하는 일이 잘 풀리길 바란다"며 "해는 못 봐도 용처럼 하늘로 날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용처럼 비상하는 새해 되길"…해남 땅끝마을서도 소망 가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