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페이·알리페이 보편화 속 '디지털 취약계층' 우려도
'QR코드 결제' 굳어진 중국, 현금 수령 거부행위 특별 단속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한 중국에서 상점 업주 등이 현금을 거부하는 일이 잦아지자 금융당국이 특별 단속·처벌에 나섰다.

3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뤄루이 화폐·금은국장은 전날 '인민폐(위안화) 현금 수취 거부 특별 단속' 브리핑에서 지난 10월부터 이달까지 중국 내 사업체 141만1천곳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일선 상업은행과 사업주 간에 현금 수취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서약서 75만여건이 체결됐고, '거스름돈 주머니' 18만여개도 배포하는 등 현금 사용에 도움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내민 현금을 거절했다가 벌금 처분이 내려진 사례도 잇따랐다.

인민은행 베이징분행은 현금 수취를 거부한 중국생명손해보험의 한 지점과 다스싱자동차판매 등 사업체 20곳을 적발해 5만∼50만위안(약 910만∼9천100만원)씩의 벌금을 차등적으로 부과했다고 전했다.

업체의 직접 책임자에게는 1만위안(약 180만원)의 벌금이 별도로 매겨졌다.

10여 년 전만 해도 현금 결제에 의존하던 중국은 휴대전화로 간편하게 물건값을 치를 수 있는 텐센트(騰迅·텅쉰)의 '위챗페이'나 알리바바 '알리페이'가 보급되면서 전자 결제가 일반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노점상은 물론 걸인조차 QR코드 전자 결제를 이용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현금 거래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외국인 등 중국 결제 시스템에 가입을 못 했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가게에서 현금을 건네면 업주가 거스름돈을 구하기 위해 다른 가게들을 돌아다니는 일도 있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위조지폐 등 문제가 거의 사라진 것은 이점으로 꼽히지만, 디지털 전환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이뤄져 노인 등 일부 계층의 경제활동 문턱이 생겼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금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인민은행은 올해 11월 기준 중국에서 유통 중인 본원통화(M0) 잔액이 11조200억위안(약 2천조원)으로 작년보다 10.5% 늘었다고 설명했다.

11조200억위안이라는 규모는 일반적인 통화 지표인 광의통화(M2)의 3.8% 수준이다.

중국 당국은 관영 매체와 일선 금융기관을 통해 현금 사용을 거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해도 신통치 않자 특별 단속에 나섰다.

이번 단속은 내년 4월께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