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세력과 연대 또는 거대양당 공천 탈락자들 '이삭줍기' 가능성
지지율 선두권 '잠룡'과 지역 기반 부재…'파급력 제한적' 분석도 상당
[2024전망] 여야 비주류의 신당 '반란'…'빅텐트' 정계개편 이뤄질까
내년 4월 10일 치러질 제22대 총선의 구도를 가를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여야 비주류가 추진 중인 신당이 꼽힌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 주류에 밀린 비주류들이 각각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만큼 이들 신당이 존재감을 확보한다면 내년 총선은 거대 양당의 일대일 대결 국면에서 제3지대 신당이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하는 다자구도로 변할 수 있어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야 모두 당 사정이 편치 않으니 제3지대를 향한 원심력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거대 양당 밖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고 캐릭터도 다 제각각이지만, 양당의 내홍이 심화할수록 이들이 뭉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수직적 당정 관계 등을 비판하며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7일을 '탈당 디데이'로 거듭 못 박으며 탈당 이후 곧바로 신당 창준위 결성, 시도당·중앙당 창당 등의 절차를 밟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을 촉구하며 이를 전제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지만, 친명(친이재명) 주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어서 결국 '이낙연 신당'으로 가는 수순 밟기라는 분석이 많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나란히 출범할 경우 제3지대 정치 세력이 한 지붕 아래 모이는 이른바 '빅텐트' 정계 개편 시나리오도 내년 총선 정국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현재 제3지대에는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과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이 한 축을 형성해놓은 상황이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대표도 '새로운선택'과 '한국의희망'이 제시한 정치적 지향점에 여러 차례 공감을 표시하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2024전망] 여야 비주류의 신당 '반란'…'빅텐트' 정계개편 이뤄질까
여기에다 앞으로 거대 양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비주류들이 탈당을 감행할 경우 제3지대 신당이 이들을 품에 안는 이른바 '이삭줍기' 형식의 세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주당 비주류 그룹인 '원칙과 상식'은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통합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며 거취 결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신당의 파급력을 일단 평가절하하면서도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민심의 호응을 일정 부분 얻는다면 이들 신당이 거대 양당 후보의 표를 잠식할 수 있고 박빙 승부처에서 예측불허의 판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이달 20∼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는 이준석 신당, 7%는 이낙연 신당, 4%는 '새로운선택'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 정치 지형에서 설령 신당이 출현하더라도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차기 대권주자 경쟁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인사도, 텃밭이 돼 줄 만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지닌 세력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24전망] 여야 비주류의 신당 '반란'…'빅텐트' 정계개편 이뤄질까
2016년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 사례도 당시 유력 대권 주자 가운데 한명인 안철수 의원의 존재와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 모두 기치는 들었지만, 현재까지 여야에서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대목이 신당 성공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만약,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비주류 주장을 대폭 수용해 적극적인 쇄신에 나선다면 자연스레 원심력도 사그라들고 제3지대의 존재감도 희미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만약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이 창당한다면 각각 3∼5석 정도는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선거 판세에 영향은 있겠지만 그리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