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군인·경찰·소방관 유가족 초청해 크리스마스 행사
尹대통령, 직접 마술 쇼 펼치고 아이들에게 선물 나눠줘
尹, '제복 영웅' 자녀 만나 "대통령 할아버지가 아빠노릇하겠다"(종합2보)
윤석열 대통령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22일 나라를 위해 일하다 순직한 '제복 영웅'들의 유가족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대통령실에서 열린 첫 크리스마스 행사로, 전몰·순직한 군인·경찰·소방관 등의 배우자와 초등학생 이하 자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지난 2016년 5월 4일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강풍에 인명 피해를 막으려 출동했다가 머리를 다쳐 순직한 고(故) 허승민 소방위 유가족, 2017년 8월 18일 강원도 철원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폭발 사고로 순직한 고 이태균 상사 유가족, 2020년 2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 유가족 등이다.

노타이 정장 차림에 사랑의열매 배지를 착용하고 행사장에 들어선 윤 대통령은 참석한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몇 학년이냐', '무슨 운동 좋아하냐'라며 말을 건넸다.

대화 도중 아이들의 볼을 만지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만난 한 아이가 신기해하며 "대통령이에요?"라고 묻자 주위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인사말에서 "여러분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여러분들 아버지, 아빠를 기억하고, 여러분의 가족을 잊지 않는 국가가 늘 있다고 하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일이 있어도 울지 않고 부모님을 도와서 잘 이겨내는 어린이가 착한 어린이"라며 "그런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많이 주신다"고 말했다.

행사에 배석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소개하며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아주 어릴 때, 아버지가 군인이셨는데 국가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셨다.

홀어머니와 손 붙잡고 열심히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다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대통령실에 초청된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적은 '꿈 카드'를 '드림 트리'에 걸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강직성 소아마비를 가진 유이현 군의 꿈 카드를 대신 걸어주며 격려했고, 유이현 군은 윤 대통령을 향해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감사를 전했다.

아이들을 위한 캐럴 메들리 공연과 마술 쇼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준형 마술사와 함께 무대에 올라 아이들의 선물이 깜짝 등장하는 마술 쇼를 펼치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선물을 직접 나눠줬다.

윤 대통령은 심지안·지호 형제를 무릎에 앉히며 평소 원하던 천체 망원경과 레고 세트를 선물하는가 하면, 항공우주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이윤성 군에게는 "수학 공부가 재미있다는 걸 보니 분명 훌륭한 항공우주공학자가 될 수 있겠다"고 격려했다.

선물을 모두 나눠준 윤 대통령은 "우리 어린이 여러분들이 건강한 것이 어머니를 도와드리는 것이고, 또 여러분이 건강하게 자라는 그 모습을 봐야 저도 신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또 대통령 할아버지가 여러분의 아빠 노릇을 잘하겠다"며 참석자들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다"고 외쳤다.

한 아이는 대통령실을 떠나기 전 윤 대통령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오찬 메뉴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찹스테이크와 새우 필라프, 마카롱, 컵케이크 등이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