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력 단절 막는다"…6개월 자녀돌봄 휴직 신설한 회사
HD현대그룹이 2030년까지 여성 채용을 두 배가량 늘린다. 여성 직원의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녀돌봄 휴직 제도’도 신설한다.

HD현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여성 인력 육성 방안을 21일 발표했다. 조선과 건설기계 등 중공업 위주 그룹이지만 여성 인력 비율을 확대해 조직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HD현대는 올해 16.8%인 여성 채용 비율을 2030년 30%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성 임원 양성을 위해 간부 육성 프로그램에 여성 직원 정원을 확대하고 사외 전문가 코칭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임직원의 임신과 출산, 육아를 지원하기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내년부터 법정 육아휴직과 별개로 만 6~8세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최대 6개월의 ‘자녀돌봄 휴직’을 제공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HD현대는 내년부터 임신한 임직원의 근로 시간 단축뿐 아니라 재택근무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법정 출산휴가(90일)와는 따로 특별 출산휴가를 1개월 추가로 주고, 임신·출산 때마다 500만원씩 축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난임을 겪는 임직원들에겐 법정 난임 휴가(3일)에 더해 이틀간의 휴가를 더 주는 제도도 신설한다.

이 같은 제도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의 아이디어가 반영됐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사내 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킨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소할 방안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조직의 다양성 제고와 일·가정 양립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라며 “적극적인 여성 인력 육성,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통해 일하고 싶은 회사,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올해 1월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인 자녀의 3년간 유치원 교육비(1인당 총 1800만원)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엔 경기 성남 글로벌R&D센터에 학부모 참여형 사내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설립해 주목받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