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침 체감기온 영하 20도 '뚝'…"머리카락도 얼어붙어"
"귀마개·마스크 쓰고 눈만 빼꼼"…첫 한파경보에 출근길 중무장
사건팀 = 서울에 올겨울 첫 한파경보가 내려진 21일 오전 직장인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에 목도리,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많은 시민이 매서운 바람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아침 서울 기온은 영하 14.4도, 체감온도는 영하 22.3도까지 뚝 떨어져 올겨울 최강 한파를 실감케 했다.

영등포구 영등포역 근처에서 만난 유민상(29)씨는 "귀가 뜯어질 정도로 춥다"며 "유행이 지난 것 같아 한동안 롱패딩을 안 입었는데 오늘 기온을 듣고 꺼내입었다"고 말했다.

여의도로 출근하던 구나연(34)씨는 "최근 눈이 많이 오기도 했고, 언제 또 눈이 올지 몰라 차를 두고 왔는데 날씨 때문에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성탄절 연휴도 외출 계획이 많은데 오늘처럼 추울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귀마개·마스크 쓰고 눈만 빼꼼"…첫 한파경보에 출근길 중무장
찬바람 탓에 귀마개, 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감싼 채 눈만 겨우 내놓은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직장인 정모(25)씨는 "한파가 온다는 얘기를 듣고 귀마개에 마스크, 목도리, 모자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다"며 "내복도 껴입어서 몸은 둔하지만 추운 것보단 낫다"고 말했다.

마포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조모(28)씨는 "평소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니다가 오늘은 잊고 그냥 나왔는데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녀야겠다고 다짐한 아침이었다"고 웃었다.

시민들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발이 시린 듯 연신 발을 동동 굴렀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도 추운 날씨에 새어 나오는 입김까지는 숨기지 못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영등포구 직장으로 출근한 직장인 이모(24)씨는 "하필 오늘 서두르느라 젖은 머리카락을 덜 말리고 집에서 나왔는데 지하철역까지 가는 10분 동안 다 얼어버리더라"며 "지하철도 난방을 튼다고 틀었는데 오늘은 추워서 몸이 으슬으슬하다"며 몸을 떨었다.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윤모(37)씨도 앞머리에 습기가 얼어붙어 얼음 조각이 맺힌 모습이었다.

윤씨는 "원래는 안경을 쓰고 나오는데 오늘은 얼굴이 너무 시려서 마스크를 쓰느라 일부러 안경을 벗고 나왔다"며 "너무 추워서 내복까지 옷을 3겹은 껴입었다"라고 말했다.

"귀마개·마스크 쓰고 눈만 빼꼼"…첫 한파경보에 출근길 중무장
자가용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도 얼어붙은 도로 때문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오늘 연천으로 출장이 예정됐는데 너무 추워서 차 안에서도 핫팩을 뜯어서 손을 녹이고 있다"며 "길들이 간헐적으로 얼어 있어서 미끄럼방지 기능이 갑자기 가동될 때마다 깜짝 놀랐고 오르막길을 올라가기가 살짝 긴장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강원도, 충청 일부 지역에 한파경보를 발효했다.

서울에서는 지난 16∼18일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데 이어 이번 겨울 들어 첫 한파경보다.

이번 추위는 23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빈 안정훈 이율립 최원정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