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의존을 배우다·유한계급론
▲ 의존을 배우다 = 에바 페어 키테이 지음. 김준혁 옮김.
"우리는 모두 의존하며 살아간다.

의존하는 이를 돌보는 돌봄 제공자 또한 누군가에 기대고 의존한다.

"
페미니즘 철학자인 저자는 중증 인지장애를 가진 딸을 보살핀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한 문제들을 사유한다.

타인과 얽혀 살아가는 존재로서 우리는 의존을 통해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냄으로써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의존으로 세계를 엮어나갈 때 그저 생존하는 삶이 아닌 다 함께 피어나는 존엄한 삶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지장애라는 렌즈를 통해 좋은 삶과 정상성, 인격과 존엄성 같은 철학적 개념들을 검토한다.

사유할 줄 아는 능력과 무관하게 기쁨과 사랑을 나누는 능력을 배우고, 존재하는 것 자체가 선물임을 딸을 보살피면서 깨달았다고 말한다.

책은 이성을 지니지 못한 소수자나 비인간 존재들의 존엄과 권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전통 철학의 개념을 뒤흔들고 삶을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가르침을 전한다.

반비.480쪽.
[신간] 의존을 배우다·유한계급론
▲ 유한계급론 =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박종현 옮김.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1857~1929)의 저서 '유한계급론'은 그 시대의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1899년 출간된 이래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한 우화로 받아들여졌다.

부를 과시하거나 허영심을 채우려는 부류들에 의해 제품의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느는 현상, 즉 '베블런 효과'도 유한계급론에서 처음 등장했다.

경제학자인 옮긴이는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고, 베블런의 생애에 대한 최신 연구를 풍부한 역주와 해설에 반영했다.

책에 깔린 진화론의 역사적 맥락, 당시 경제학에 대한 베블런의 관점, 여성 참정권 운동 등 당대의 민감한 현안에 대한 해설도 곁들였다.

옮긴이는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이 책의 부제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에 주목한다.

이는 인간의 경제 제도가 어떻게 출현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파악하는 것에 유한계급론의 목적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옮긴이는 유한계급론은 출간된 지 124년이 지났지만, 우리 시대의 인종차별과 여성 혐오, 사회경제적 불평등 등 야만의 기원과 변형을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휴머니스트.49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