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여부 언급 안 해…'울산 남구을 사수할 것' 관측 우세
지지층 "총선 구심점 될 것"…야권은 "자리보전 꼼수" 비판
대표직 내놓은 김기현, 지역구 그대로 출마하나…울산정가 촉각
대표직을 내려놓은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현재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김 전 대표는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 13일 전격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

다만 지역구 출마나 불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향후 행보에 여지를 남겼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김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에 대한 반대급부 격으로 지역구 출마는 사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현재까지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 전 대표와 공천 경쟁을 벌일 마땅한 후보군이 없는 상태다.

당내에서 출마를 예고하거나 예비후보 등록을 한 도전자도 아직 없다.

해당 지역구에서만 4선을 지낸 김 전 대표의 탄탄한 입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총선 출마를 예고했다가 자치단체장 사퇴 시한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도 애초 자신이 정치적 기반을 쌓은 남구을이 아니라 남구갑 출마를 고려했을 정도다.

김 전 대표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로 생기는 공석을 기대했던 잠재 후보군으로서는 다소 맥이 풀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본선 경쟁으로 무대를 넓혀보면, 조남애 진보당 울산남구지역위원장이 현재 유일하게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조 예비후보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다른 어떤 후보보다도 김기현 대표와 경쟁하기를 원한다.

국민의힘 심장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성진 남구을지역위원장과 김형근 울산시당 사회적경제위원장 등이 출마를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근 위원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자리보전을 위한 꼼수이기에 내년 총선에서 시민들에게 심판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지역 정가는 김 전 대표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김 전 대표 지지층은 5선에 도전하는 김 전 대표가 울산지역 총선 선거운동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또다시 기득권 정치로 일관한다고 비판하고, 여권 일각에서도 인적 쇄신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김 전 대표가 질의응답이 오갈 수 있는 기자회견 대신 페이스북으로 대표직 사퇴만 발표한 것은, 지역구 출마를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현재 구도만 보면 김 전 대표가 당내 경쟁에서 유리하겠지만,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까지 마냥 낙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