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활용…경찰 "국내 거점 해외 마약 판매 외국인 조직 첫 적발"
서울에 거점 두고 마약 동남아로…싱가포르 조직 적발
서울에 거점을 두고 동남아시아에 마약을 유통하고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4∼11월 7개월간 사이버 마약범죄를 집중 단속해 100명을 입건하고 이 중 24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싱가포르 국적의 국제 마약 판매조직 총책 A(37)씨 등 4명(구속 2명)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에 거점을 두고 자국 내 조직원들과 공모해 신종 대마와 필로폰 등을 해외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를 받는다.

A씨 등 3명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이 시작되자 이를 피해 강남과 이태원에 잠입해 합숙 생활을 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젤리, 캔디, 전자담배 등으로 개량한 마약을 싱가포르 등에 판매해 2억5천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국내 마약 유통 조직과도 연계하려다 언어 소통이 잘 되지 않자 한국계 싱가포르인을 영입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싱가포르 중앙마약청과 공조 수사를 벌여 처음으로 텔레그램을 활용한 국내 거점 해외 마약 판매 외국인 조직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든 거점을 마련하는 등 마약류 유통 방식이 초국가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마약조직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밀반입한 마약을 점조직을 통해 특정 장소에 숨겨놓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하는 통상적 방식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해 8월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텔레그램 채팅방을 개설해 해시시(대마 농축액), 메페드론, 스파이스 등의 신종 마약을 국내 체류 중인 중앙아시아인에게 유통한 해외 거점 마약 조직원 4명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이들에게 압수한 해시시는 약 2㎏으로 최근 3년간 단일사건으로 가장 많은 압수량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번 단속을 통해 SNS(31명)·가상자산 환전소(45명)·강남 클럽(23명)을 통한 마약류 유통 사범 99명과 대마초 재배·투약사범 1명을 적발하고 마약 조직 총책 1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또 이들로부터 시가 46억원 상당의 마약류 약 4.5㎏(16만명 투약분)과 범죄수익금 4천만원을 압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