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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링크플레이션 근절"…왜 기업만 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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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용량 변경 안알리면 3000만원 과태료

    원자재값 상승 무시한 가격통제가 원인인데…
    "정부 말 들으며 적자내거나, 회사 문 닫을 판"
    정부가 기업이 가격을 놔둔 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경우 포장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위반 시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원재료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물가 억제가 슈링크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사실은 외면한 채 ‘기업 때리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슈링크플레이션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가격은 시장에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별다른 고지 없이 제품 용량 등을 변경하는 편법적인 가격 인상은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용량을 줄일 때 포장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g당 가격 등 단위가격 표시 의무 제품을 확대한다. 이를 위반하면 ‘사업자 부당행위’로 간주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이 제품 용량을 슬쩍 올리는 ‘꼼수 인상’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제품 용량이 바뀔 때 소비자 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안은 프랑스 독일 등 외국에서도 추진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격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가 우유, 빵,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에 전담공무원까지 배정하며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업들로서는 원재료값이 오르는데 정부가 가격을 못 올리게 하니 용량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을 근절하겠다며 과태료 부과 방침을 밝히고 이날 용량을 줄인 기업 명단까지 공개하자 업계에서는 “슈링크플레이션 근절을 내세워 가격을 못 올리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값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뚜렷한데 가격을 동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택한 대안이 슈링크플레이션”이라며 “정부가 단기 성과를 위해 가격을 억누르면 나중에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원료 가격이 올랐는데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결국 회사를 닫거나 정부 말을 들으면서 적자를 내거나 둘 중 하나”라며 “정부가 물가를 잡는 데 제대로 된 철학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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