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캠퍼스로 통합 계획 발표 이후 성남캠 학생 반발
학생안내문 통해 "검토할 사항 발생…재학생 변동사항 없어"

을지재단 산하 학교법인 을지학원의 을지대학교가 성남캠퍼스와 의정부캠퍼스 두 곳에 있던 간호학과를 의정부 캠퍼스 한 곳으로 통합하려던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을지대, 간호학과 통합 추진 일주일 만에 '전면 보류'
을지대 측은 최근 통합 계획을 밝힌 이후 성남캠퍼스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받아왔다.

12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을지대는 전날 오후 교내 메신저를 통해 학생안내문을 배포했다.

을지대는 안내문에서 "대학 중장기발전계획 및 구조조정 등 새롭게 검토할 사항이 발생해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 캠퍼스 간 학과 이동 계획은 한시적으로 전면 보류되었음을 안내해 드린다"며 "현재 재학생 및 24년도 신입생은 입학과 졸업 그리고 교육 등에 있어서 변동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을지대는 일주일 전인 이달 4일 성남캠퍼스 을지관에서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호학과 통합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학과 통합과 관련해 을지대 측이 마련한 첫 공식 자리였던 당시 설명회에서 을지대 측은 교육의 질과 서비스 향상, 을지대 의정부병원을 비롯한 주요 시설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 제공을 이유로 2025년 3월을 목표로 학과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남캠퍼스 간호학과 학생들은 당사자인 자신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생활권이 성남지역이 대부분인 성남캠퍼스 학생들의 통학과 기숙사 제공 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내세워 설명회 당시부터 현재까지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대학의 학과 통합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교육부 허가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지만 교육부는 학교가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을지대, 간호학과 통합 추진 일주일 만에 '전면 보류'
하지만 설명회에서 을지대 측은 "이 자리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면서도 한 학생의 "그러면 반대 의견이 다수일 경우 통합이 이뤄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학의 계획이나 정책적 판단 속에서 진행되는 부분이어서 찬성, 반대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해 학생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을지대는 학생들의 이러한 반발 기류를 의식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을지대 관계자는 보류 이유, 향후 계획 등을 묻는 말에 "학과의 효율적인 운영과 대학의 발전을 위해 학과 이전 계획을 검토 중이었지만 중장기발전계획 등 새롭게 검토할 사항이 생겨서 이전 계획의 한시적 보류를 결정했다"고 학생안내문에 적힌 내용과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을지대 간호학과 2학년 A 씨는 "재학생들은 모두 이 학교 이 캠퍼스를 선택한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학교의 일방적인 학과 통합 발표는 이런 것들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이제라도 추진 계획을 멈춰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과 통합과 관련해서 학생들 의견은 어떠한지, 어떤 점이 가장 문제가 되는지 등을 학내 구성원들과 논의하는 자리를 충분히 마련한 이후 통합 여부를 결정했다면 이렇게까지 학생들이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을지대는 대전캠퍼스에 있던 간호학과를 2021년 3월 의정부캠퍼스 및 의정부병원 개원 때 의정부캠퍼스로 옮겨 현재 간호학과는 성남캠퍼스와 의정부캠퍼스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해마다 의정부캠퍼스는 84명, 성남캠퍼스는 8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