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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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통령 선거 경선을 한 달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과반이 넘는 지지율을 얻으면서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한번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로이터가 지난 5~11일 공화당 지지자 1689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61%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른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미치지 못했다.

론 드섄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각 11%를 얻으며 공동 2위에 올랐다.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5%),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2%) 등이 뒤를 이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지지자들은 8%였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지지율이 지난 9월 4%에서 7%포인트 상승했지만,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불복 혐의 등 사법 리스크에 휘말렸지만, 지지율은 견조한 모습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중 75%는 2021년 1월 6일 의회 점거 사태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테플론 정치인’(허물에 대한 비판이 통하지 않는 정치인)의 전형으로 불리는 이유다.

공화당은 다음 달 15일 아이오와주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를 기점으로 1월 중에 뉴햄프셔주에서 두 번째 경선을 치른다. 일반적으로 경선 레이스 초반에 대의원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계속 유지될 경우 공화당 경선이 끝나기 전에 대선 후보로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은 내년 7월 위스콘신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적으로 확정한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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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트럼프 대세론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 후원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는 시민권·투표권 등 많은 분야에서 이 나라의 위협이 된다"며 "가장 큰 위협은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9일 공화당원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날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을 겨냥했다.

민주당의 공격에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경합주에서 바이든을 앞지르는 상황이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조지아주·미시간주 유권자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양자 대결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가 모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에선 트럼프(49%)가 바이든(44%)에 비해 5%포인트 높았고, 미시간주에선 10%포인트 차로 트럼프가 승기를 잡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