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름까지 바꿀 각오"…자율경영 체제 공식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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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확장 중심 경영전략 리셋"
'새로운' 아홉차례 언급…쇄신 의지
영어이름 쓰는 기업문화도 손질
"참담한 심경…진심으로 사과"
'새로운' 아홉차례 언급…쇄신 의지
영어이름 쓰는 기업문화도 손질
"참담한 심경…진심으로 사과"
카카오가 각 계열사에 적용해오던 일괄적인 자율경영 체제를 공식 철폐했다. 각 계열사에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주며 성장을 이끌던 방식도 종료했다. 그동안 장점으로 내세우던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를 없애고 완전히 새로운 카카오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다.
그는 “이제 카카오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선 ‘새로운’이라는 단어를 아홉 차례 사용했다.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살피고 뜯어 고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던 자율경영 기조부터 아예 없애기로 했다. 김 창업자는 “그룹 내 거버넌스를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도록 개편할 것”이라며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기업문화 전반도 손질한다. 그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그동안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했다”며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식(자율경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진단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 기업들이 성장한 이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라면서 도입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자산 규모로는 재계 서열 15위 대기업”이라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했다. 창업 취지도 언급했다. 김 창업자는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카카오를 설립해 카카오톡을 내놓은지 14년”이라며 “불과 몇년 새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창사 후 최대 위기’가 불거진 것은 지난 10월이다. 당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된 데 이어 김 창업자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면서다. 업계에선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로 ‘문어발식 확장’을 무리하게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국내 계열사 수는 현재 146개로, 2년 전보다 24.7% 늘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30일부터 7주째 월요일마다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중 구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 실행할 계획이다. 김 창업자는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마음가짐으로 과거 10년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며 “내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며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새로운 카카오 만들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11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본사에서 임직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쇄신 전략을 발표했다. 김 창업자는 “확장 중심의 경영 전략을 리셋(초기화)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면서 사회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겠다”고 말했다.그는 “이제 카카오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선 ‘새로운’이라는 단어를 아홉 차례 사용했다.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살피고 뜯어 고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던 자율경영 기조부터 아예 없애기로 했다. 김 창업자는 “그룹 내 거버넌스를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도록 개편할 것”이라며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기업문화 전반도 손질한다. 그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재계 15위…더 이상 스타트업 아냐
이날 간담회에선 당초 자율경영 기조를 도입했던 취지와 성과, 한계점 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카카오에 닥친 위기의 근본 원인이 과도한 자율경영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 부재라고 판단한 것이다. 카카오는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등 각종 논란을 겪고 있다.김 창업자는 “그동안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했다”며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식(자율경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진단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 기업들이 성장한 이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라면서 도입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자산 규모로는 재계 서열 15위 대기업”이라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했다. 창업 취지도 언급했다. 김 창업자는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카카오를 설립해 카카오톡을 내놓은지 14년”이라며 “불과 몇년 새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끓는 물 속 개구리였다”…내년 본격 쇄신
임직원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도 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를 ‘끓는 물속의 개구리처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고자 했으나 지금은 카카오가 좋은 기업인지 조차 의심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카카오에 ‘창사 후 최대 위기’가 불거진 것은 지난 10월이다. 당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된 데 이어 김 창업자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면서다. 업계에선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로 ‘문어발식 확장’을 무리하게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국내 계열사 수는 현재 146개로, 2년 전보다 24.7% 늘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30일부터 7주째 월요일마다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중 구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 실행할 계획이다. 김 창업자는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마음가짐으로 과거 10년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며 “내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며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