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상 업무상배임 혐의…기존 합숙소 있는데도 추가 계약
'법카 의혹' 핵심 배모씨 개입 정황…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자택 옆집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합숙소를 임차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헌욱 전 GH 사장에 대해 경찰이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이재명 옆집 임차' 이헌욱 전 GH 사장 등 검찰 송치(종합)
11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이 전 사장 등 관계자 4명을 지난 8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 전 사장은 2020년 8월 기존 GH 합숙소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GH 판교사업단으로 하여금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A 아파트 200.66㎡(61평) 1채를 전세금 9억5천만원에 2년간 임차하도록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집은 이 대표가 A 아파트에 거주할 당시 이 대표 자택 바로 옆집이었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2월 해당 합숙소와 관련해 이 전 사장을 고발하면서, 이 합숙소가 이재명 당시 후보의 대선 '선거 캠프'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8월 1차 수사 결과 이 합숙소가 선거 사무소로 쓰인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GH가 기존 합숙소를 두고 A 아파트를 임차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관해서는 계속 수사해왔다.

수사당국은 합숙소 계약 과정에 이 대표 아내 김혜경 씨의 이른바 '법인카드 유용 의혹'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 씨가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파트 소유주인 80대 B씨가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자, 배씨가 이 전 사장에게 부탁해 해당 집을 합숙소로 계약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줬다는 것이다.

합숙소 계약 이전 해당 아파트에는 B씨의 아들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배씨 및 이 대표 내외와 모두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이 전 사장에게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사건을 송치했다"며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