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학 최신호…경험 아동 "불우한 아동에서 음악가로 출발해"
"취약계층 아동 지원 성과 사례…교육 과정 내실화하고 지역과 연계해야"
"취약계층 클래식 교육, 아동 심리·가족관계·지역에 긍정영향"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클래식 악기 교육이 아동의 심리·성장은 물론이고 가족관계와 지역사회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정희수 이화여대 초빙교수(주저자),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현 중앙사회서비스원장, 교신저자) 연구진이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경제적 취약 가구 등 우선돌봄아동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아동센터 클래식 악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18∼25세 경험 아동 그룹과 아이를 참여시킨 부모 그룹, 센터장 그룹 등 19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접(FGI)을 수행했다.

경험 아동 그룹은 바이올린 등 악기 교육과 오케스트라 경험이 있는 일반 그룹·프로그램을 통해 클래식 악기 전공을 택하게 된 전공자 그룹으로 구성됐다.

면접 결과 클래식 악기 교육을 경험한 아동들은 공통으로 악기를 연주하며 자존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으며, 특히 음악전공자 그룹은 본인을 '불우한 아동이 아니라 음악가로 출발했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 아동 그룹 참여자들은 교육을 통한 변화와 결과에 대한 질문에 "소극적이었던 성격에서 벗어나 조금씩 앞에 나서게 됐다", "성취감을 느꼈다", "리더십이 생겼다"고 답했다.

또 "악기를 통해 안정감과 풍요로움을 얻게 됐다"고 말했으며, 부모 그룹은 "아이의 분리불안 증세가 줄어들었다", "심리적으로 안정됐다"고 답변했다.

연구진은 특히 교육을 경험하고 음악 전공자로 진로를 결정한 그룹에서 "불우했던 내가 악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 "온전하지 못한 가족·사회 망 안에서 음악이 탈출구가 됐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취약계층 클래식 교육, 아동 심리·가족관계·지역에 긍정영향"
클래식 악기 교육은 아동 개인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공동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부모 그룹은 공통으로 "가정이 화목해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느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안 좋았던 남매 사이가 좋아졌다", "아동에 대한 가족들의 신뢰와 믿음이 생겼다", "큰아이의 변화를 보고 동생도 적극적으로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등이었다.

부모 그룹은 아이의 변화로 인해 본인도 행복해졌으며, 자부심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클래식 악기 교육 사업을 수행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들은 아이들이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며 지역 사회로 음악이 전파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아이들이 음악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서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성장했다"고 느꼈으며, "아동센터 교육으로 인해 지역에 음악 교육이 확산됐다", "지역 행사에 연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오케스트라 사업을 하고 있다"고 답변해 교육이 음악 확산의 씨앗이 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경험 아동 그룹의 성장은 취약계층 아동 지원의 성과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라며 "클래식 악기 교육은 진로 탐색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확대 지원돼야 하며, 교육 과정을 내실화하고 지역과 연계하며 확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총괄 운영하는 시설로 아동 보호·교육·문화·상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센터 이용 아동의 50% 이상은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 가구 등 우선돌봄아동이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