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희망 없다"…목숨 걸고 가자 참상 전하는 팔 언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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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현실 전하는 유일한 창구…"프레스 조끼도 안전 보장 못해"
CPJ "전쟁중 언론인 최소 63명 사망…1992년 집계시작 이후 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가자 지구 남부까지 확대하면서 가자의 참상을 전해온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처한 생명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가자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하던 팔레스타인 기자들의 보도 활동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0월 전쟁이 터진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자의 현실을 보여주던 사진 기자 모타즈 아자이자(24)는 최근 보도 활동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목숨을 거는 단계는 지나갔다"며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단계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아자이자와 같이 가자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은 국제사회에 가자지구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거의 유일한 창구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은 대부분 언론사의 가자 출입을 막았으며 이스라엘군은 언론사들에 가자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주요 언론사 기자들은 이스라엘군의 엄격한 통제와 조건 아래에 이뤄진 종군 취재 이외에는 가자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자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기자들은 가자의 참상을 직접 겪으면서 국제사회에 전하고 있다.
이들은 가자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집을 잃고 난민 생활을 하고 있으며 식수와 식량 부족, 공습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과 일하는 프리랜서 기자 힌드 쿠다리(28)는 왓츠앱을 통해 타임에 "내가 보도하고 있는 그 똑같은 상황을 직접 살고 있다는 것은 정말 압도적인 일"이라며 "이 모든 폭력을 내가 보도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SNS 등을 통해 가자의 텅 빈 슈퍼마켓 선반이나 사람들로 가득 찬 병원, 폐허로 변한 건물 등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있는 전쟁의 현실을 전하고 있다.
쿠다리는 전쟁 동안 자신의 집도 파괴됐고 친구가 목숨을 잃었으며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도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를 보고 들으며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기자가 얼마나 더 보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가자에서의 삶을 짧은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던 팔레스타인 영상 제작자 비산 오우다는 최근 자신의 SNS에 "더 이상 생존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 밤 자기 전 대피할 수 있도록 짐을 싸고 문가에 신발을 두는 불안한 일상이나, 전쟁 속에서도 불을 피워 음식을 만드는 가자 주민들의 생명력을 영상에 담아왔다.
실제로 더 이상의 생명의 위협을 견디지 못하고 가자를 떠난 기자들도 있다.
주기적으로 가자 주민의 증언을 전하던 프리랜서 기자 플레스티아 알라카드는 지난 달 자신의 보도 활동이 가족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까 두렵다며 가자를 떠났다.
가자를 떠나기 전날 그는 기자임을 알리는 '프레스'(press) 조끼와 헬멧은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비정부기구(NGO)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집계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기자 최소 63명이 취재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
CPJ는 최근 한 달은 1992년 이 단체가 언론인 사상자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언론인이 목숨을 잃은 한 달이었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기자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기자들도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셰리프 만수르 CPJ 중동 및 북아프리카 조정관은 타임에 몇몇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활동을 멈추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많은 기자가 더 이상 보도를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타임에 이스라엘군은 전투 지역의 모든 민간인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마치 위협이라는 '거짓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절대 고의로 언론인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만수르 조정관은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보도 활동을 하기 위해 짊어지고 있는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게 기반 시설이나 보호, 안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최전선에 있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인 동시에 가장 취약한 존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PJ "전쟁중 언론인 최소 63명 사망…1992년 집계시작 이후 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가자 지구 남부까지 확대하면서 가자의 참상을 전해온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처한 생명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가자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하던 팔레스타인 기자들의 보도 활동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0월 전쟁이 터진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자의 현실을 보여주던 사진 기자 모타즈 아자이자(24)는 최근 보도 활동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목숨을 거는 단계는 지나갔다"며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단계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아자이자와 같이 가자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은 국제사회에 가자지구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거의 유일한 창구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은 대부분 언론사의 가자 출입을 막았으며 이스라엘군은 언론사들에 가자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주요 언론사 기자들은 이스라엘군의 엄격한 통제와 조건 아래에 이뤄진 종군 취재 이외에는 가자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자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기자들은 가자의 참상을 직접 겪으면서 국제사회에 전하고 있다.
이들은 가자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집을 잃고 난민 생활을 하고 있으며 식수와 식량 부족, 공습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과 일하는 프리랜서 기자 힌드 쿠다리(28)는 왓츠앱을 통해 타임에 "내가 보도하고 있는 그 똑같은 상황을 직접 살고 있다는 것은 정말 압도적인 일"이라며 "이 모든 폭력을 내가 보도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SNS 등을 통해 가자의 텅 빈 슈퍼마켓 선반이나 사람들로 가득 찬 병원, 폐허로 변한 건물 등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있는 전쟁의 현실을 전하고 있다.
쿠다리는 전쟁 동안 자신의 집도 파괴됐고 친구가 목숨을 잃었으며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도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를 보고 들으며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기자가 얼마나 더 보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가자에서의 삶을 짧은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던 팔레스타인 영상 제작자 비산 오우다는 최근 자신의 SNS에 "더 이상 생존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 밤 자기 전 대피할 수 있도록 짐을 싸고 문가에 신발을 두는 불안한 일상이나, 전쟁 속에서도 불을 피워 음식을 만드는 가자 주민들의 생명력을 영상에 담아왔다.
실제로 더 이상의 생명의 위협을 견디지 못하고 가자를 떠난 기자들도 있다.
주기적으로 가자 주민의 증언을 전하던 프리랜서 기자 플레스티아 알라카드는 지난 달 자신의 보도 활동이 가족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까 두렵다며 가자를 떠났다.
가자를 떠나기 전날 그는 기자임을 알리는 '프레스'(press) 조끼와 헬멧은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비정부기구(NGO)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집계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기자 최소 63명이 취재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
CPJ는 최근 한 달은 1992년 이 단체가 언론인 사상자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언론인이 목숨을 잃은 한 달이었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기자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기자들도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셰리프 만수르 CPJ 중동 및 북아프리카 조정관은 타임에 몇몇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활동을 멈추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많은 기자가 더 이상 보도를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타임에 이스라엘군은 전투 지역의 모든 민간인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마치 위협이라는 '거짓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절대 고의로 언론인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만수르 조정관은 팔레스타인 기자들이 보도 활동을 하기 위해 짊어지고 있는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게 기반 시설이나 보호, 안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최전선에 있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인 동시에 가장 취약한 존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