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씨 "언젠가 꼭 도움 될 거란 생각에 응급처치 배워"
[휴먼n스토리] 목에 음식물 걸린 60대 구한 '장어집 의인'
"누가 좀 도와주세요!"
지난 3일 낮 경기도 부천의 한 장어집에서 가족과 식사하던 김종석(42)씨는 음식점 안 한쪽에서 도움을 청하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김씨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60대 남성 A씨가 몸을 축 늘어뜨린 채로 의자에 걸터앉아 있었다.

A씨 딸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고 놀란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A씨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로 눈동자가 뒤집혀 있었고 입안에는 음식물이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기도 폐쇄에 따른 질식 위험이 있다고 보고 A씨와 의자 등받이 사이로 자신의 몸을 밀어 넣고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김씨는 주저 없이 A씨의 배를 뒤에서 양팔로 감싸 안은 뒤 위로 밀쳐 올리는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5분가량 긴박하게 이어진 응급처치 끝에 A씨는 음식물을 모두 뱉어냈고 의식을 되찾았다.

식사를 멈추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손님들도 손뼉을 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긴장이 풀리면서 숨이 차올라 한동안 숨 고르기를 했다"며 "이를 꽉 깨물며 힘을 줬더니 치아 통증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가족도 당시 장모님 생신을 맞아 점심식사하러 간 자리였다"며 "다른 가족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줬다는 생각에 더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전자 보안업체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2019년 응급처치 일반과정을 수료한 것과 직장에서 주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씨는 "그동안 사옥 내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재난 안전 훈련을 했다"며 "평소 응급처치에 누구보다 자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한 번은 실제로 생명을 구할 상황이 올 거라는 생각으로 성실히 교육에 임했다"며 "A씨가 무사히 위기를 넘겨 정말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9일 "내 주변에 소중한 생명을 응급처치로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직접 경험했다"며 "응급처치 교육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천소방서는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신속하게 응급처치에 나서 이웃의 생명을 지킨 김씨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