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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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8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9만원을 유지하고,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매수' 추천 의견을 지속했다. 주요 고객사로 고대역폭메모리(HBM)3 공급이 본격화하고,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개선으로 올 4분기부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 달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에서다. 현 주가는 시장의 우려가 많이 반영됐단 점에서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이 증권사 박유악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가 독점하고 있던 HBM3 시장에 삼성전자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올 연말·연초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의 HBM3(4세대 HBM) 공급이 본격화되고, HBM3e(5세대 HBM) 양산화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이를 위한 HBM의 생산능력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급등하며, 삼성전자의 HBM3를 둘러싼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업황 회복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라며 "스마트폰, PC, 서버 시장의 유통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했고, 연말·연초 예상되는 화웨이의 공격적인 재고 빌드업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탄력을 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D램 고정가격의 경우 내년 1분기에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낸드의 내년 1분기 고정 가격은 올 4분기 상승률(전분기 대비 13% 증가) 대비 더욱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증가하고, 시장 컨센서스(3조5000억원)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영업이익도 38조4000억원(전년 대비 378% 증가)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33조원)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 왔던 과잉 재고가 올 연말을 지나면서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는 '과잉 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는 8세대 V-낸드만이 안정된 수율을 기반으로 양산 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올 연말 HBM3을 시작으로 내년 3분기 1b 나노미터(nm) D램, 3분기 HBM3e가 순차적으로 양산되며 과거의 주가 프리미엄을 되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매크로 불안과 전방 수요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내년 주가순자산비율(P/B) 1.3배의 주가는 시장의 수많은 우려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