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사진=기아 제공.
기아 EV9. 사진=기아 제공.
기아가 EV9 재고 차량을 대상으로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EV9 대폭 할인 사실이 공유되며 고가인 탓에 EV9을 구매하지 못했던 소비자들 중심으로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생산 월별로 차등을 둬 EV9 재고분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5~6월 생산된 EV9의 경우 할인폭이 가장 큰 것(최대 900만원)으로 전해졌다.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된 지역에서 EV9을 구매할 경우 기아가 자체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EV9을 산 A씨는 8598만원의 EV9 6인승 어스 4WD 기본형 모델을 2200만원가량 할인된 약 6333만원에 구매했다. 재고 할인 900만원, 기아 자체 전기차 보조금 지원 600만원을 포함해 전시차 할인, 카드 할인 등을 모두 포함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판매자 측은 "5~6월 재고가 가장 많이 할인되고 7~8월 재고는 이보다 덜 할인된다"고 귀띔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상당수 있다. 최근 국내 한 전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EV9 할인 인증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EV9 재고차 견적 부탁드린다"며 구매를 알아보는 소비자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EV9은 트림별 7337만~8169만의 다소 높은 가격대로 인해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에서 누적 판매량 4156대를 기록했다. 앞서 EV6가 출시 후 3개월간 7300대 판매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EV9은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반토막난(55% 감소) 375대 팔리는 데 그쳤다.

다만 유럽·미국 등 해외에선 호평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부터는 전통적으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가 이뤄졌다. 기아도 해외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10월 열린 'EV 데이'에서 "EV9 가격은 국·유럽에선 중상급 정도다. 생각보다 고객층이 많고 론칭 초기인 미국·유럽에서 반응이 좋다"며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