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나치계좌 조사' 감독관 복직시켜 재조사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은폐·축소 논란이 일었던 과거 독일 나치 정권 관련 계좌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기 위해 전직 감독관을 복직시켰다.

6일(현지시간) CS에 따르면 이 은행은 닐 바로프스키 전 감독관에 대해 최근 복직 결정을 내렸다.

바로프스키 감독관은 CS에서 나치 정권 관련자들의 휴면계좌 현황에 대한 조사를 벌이다 작년 11월 해임됐다.

나치 계좌 의혹은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비젠탈센터가 2020년 CS의 전신인 스위스은행이 1만2천여명의 나치 정권 관련자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제기됐다.

이 의혹을 조사한 CS의 활동과 관련해 자료 검토를 거쳐 보고서를 공개한 곳은 미국 상원 예산위원회였다.

예산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나치 세력과 관련된 최소 99명의 계좌가 CS에 있었으며 일부는 2020년까지도 폐쇄되지 않은 휴면계좌로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 상원은 CS의 자체 조사가 미진했고,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봤다.

CS의 자체 조사 내용은 시몬비젠탈센터의 의혹 제기가 대부분 사실과 거리가 멀거나 오류가 많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원은 CS에 나치 계좌 의혹에 관한 조사 범위를 넓히고 추적하지 않았던 일부 단서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것을 요구해왔다.

CS는 이런 압박 속에서 동일 사안에 대한 조사 경력이 있는 바로프스키 감독관에게 다시 일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CS는 2003년 나치 정권 당시 학살 희생자 유족 등에게 배상하기 위한 기금 설립에 합의한 바 있다.

나치 세력의 숨은 돈을 찾아 희생자를 위로하는 데 써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진행된 일이지만, 이후로도 은닉자금이 남아 있다는 휴면계좌 규모가 더 많다는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않았다.

CS는 재무적 위기에 빠져 올해 3월 경쟁은행인 UBS에 인수됐다.

UBS는 2025년 말까지 은행 통합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