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조성한 '제2 구미공단'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2시간을 달리면 북부 하이퐁에 있는 짱쯔공단이 나온다. 전체 면적 40만1000㎡에 96개 기업이 입주한 짱쯔공단을 움직이는 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과 LG계열사를 뒷받침하는 한국 중소기업이다. 이곳에서 LG그룹과 협력 관계를 이어온 제조부품 전문기업 탑런토탈솔루션은 지난 7월 베트남 C공장(사진)을 완공했다.

지난 1일 현지 공장에서 만난 박영근 탑런 대표는 “논밭뿐이던 곳이 경북 구미공단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바뀌었다”고 말했다. 탑런의 C공장은 연면적 9788㎡에 생산동 3층 규모로 LG전자 공장 바로 옆에 있다.

C공장에는 대형 사출 기기 여섯 대와 정보기술(IT) 모바일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의 주요 부품인 스티프너(충격 보호용 부품), 벤드PSA(베젤 밴딩 가이드 부품), 백라이트유닛(BLU)을 생산하는 통합 라인 설비가 설치됐다. 이번 증설로 IT 모바일 P-OLED 부품은 연간 9600만 대에서 1억8000만 대로 생산능력(CAPA)이 확대됐다. 신규 설치한 대형 사출은 연간 166만 개의 CAPA가 예상된다. 운전석 계기판과 차량용 정보안내 디스플레이(CID)로 쓰여 극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BLU는 이곳에서 생산된 전 제품에 대해 품질 검사가 이뤄진다. 아이폰15에도 탑런 제품이 쓰였다.

탑런 하이퐁 공장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4830억원 중 25%(약 1247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박 대표는 “소부장 경쟁력을 키워 2027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하이퐁=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