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는 ‘지휘 천재’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전 지극히 인간적인 지휘자죠. 음악을 통해 끊임없이 겸손을 배우고 있으니까요.”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탈리아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71)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지낸 ‘전설의 지휘자’ 고(故)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다. 뮌헨 라디오 오케스트라, 소피아 여왕 예술 궁전, 이탈리아 베르디 페스티벌 음악감독에 이어 현재는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베테랑 지휘자지만 그는 여전히 삼촌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평소 말수가 적었지만,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데엔 말을 아끼지 않았어요. 지휘자로서 (지시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단 사실도 배웠죠.”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위해 내한한 그가 이날 무대에 올린 작품은 베르디의 ‘레퀴엠’이었다. 베르디 레퀴엠은 모차르트 작품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퀴엠(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으로 불린다. 전곡 연주하는 데 90분가량 소요되는 대작이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카롤리나 로페스 모레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안토니오 폴리, 베이스 박재성, 국립합창단 등이 함께 했다.아바도는 초반부터 각 악기군의 음색과 리듬, 셈여림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다루면서 견고한 음향을 만들어냈다. 작품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해석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첫 곡 ‘레퀴엠과 키리에’에서 현의 비브라토(음을 위아래
‘KAIST(한국과학기술원) 탈모 샴푸’로 이름을 알린 그래비티 샴푸가 10일 전국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하자마자 헤어케어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월 올리브영 온라인몰 입점 한 시간도 안 돼 전량 품절된 데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를 이어갔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그래비티 샴푸는 이날 올리브영 686개 매장에 선보였는데 곧바로 분야별 1위 제품에 등극했다. 올리브영에 입점해 인기를 끈 뒤 이를 토대로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게 최근 K뷰티 스타트업 사이에서 일종의 ‘공식’으로 통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도 확보한 셈이다.그래비티 샴푸는 특허 성분 리프트맥스 308™을 적용해 탈모 감소 및 볼륨 케어 효과를 낸다. 해외 공인임상기관 시험에서 모발 굵기 증가, 헤어 볼륨 향상 등 70% 이상의 탈모 감소율을 입증한 점을 내세웠다. 교원 창업으로 설립된 회사(폴리페놀팩토리)에 KAIST 이해신 석좌교수(화학과)를 비롯한 연구진이 참여한 데다 탈모 감소 효과를 권위 있는 과학기술 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으로 게재해 신뢰도를 높였다.엄성준 폴리페놀팩토리 영업이사는 “올리브영 출점은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간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오는 5월엔 올리브영 1000개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해외 각국에서 수출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보다 많은 국내외 고객이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래비티는 올해 5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대규모 해외 세일즈 행사를 준비 중이다. 또한 일본 라쿠텐 본사와의 직매입 계약, 북미 지역 출시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
영화판에 이런 말이 있다. “제대로 된 B급 정서를 보여주려면 실력은 S급이라야 한다”.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황혼에서 새벽까지’나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같은 영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공식을 비틀고, 유쾌하면서 때론 엽기적인 ‘B급의 탈을 쓴 S급’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엘리트 무용수가 진지한 춤의 향연을 펼칠 것 같은 현대무용판에도 이런 작품이 있다. 수영모를 뒤집어쓰고 녹색 양말에 번쩍이는 ‘쫄쫄이’ 타이즈를 입은 기괴한 차림의 무용수들이 춤을 춘다. 현대무용수라면 으레 할 줄 아는 기본동작만으로 박수갈채를 받는가 하면, 춤이라기보단 ‘몸짓’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빠질 때쯤 2000년대 대중가요 박지윤의 ‘바래진 기억에’가 흘러나와 관객들은 당황하기 일쑤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대표 레퍼토리 ‘바디콘서트’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12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주년 기념 기획공연을 펼쳤다. 1000석 극장에서 R석 푯값만 10만원인 15회 장기공연이다. 가장 척박한 예술이라는 현대무용에서 보기 드문 무모한 도전. “그냥 딴따라의 쇼”라고 말하는 이들은 정작 별생각 없이 “15주년이라 15회 해보기로 했다”고 말할 뿐이다. 장정의 막바지인 지난 8일 공연에서 이들을 직접 만났다.▶▶[관련 인터뷰]"화성에서 로봇과 춤추고 싶어요" … 안무가 김보람의 도전춤의 자유는 고통의 몸짓에서춤은 가장 자유로운 예술로 여겨진다. 미술이나 문학, 영화처럼 매개체가 필요한 다른 예술 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