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도 11개국 확대, 글로벌 사우스 목소리 높아져…한국, 최적의 가교국"
박진 "G7에 민주주의·선진경제 달성한 한국·호주 참여 필요"(종합)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주요 7개국(G7)은 충실한 민주주의와 선진 경제를 달성한 한국과 호주 같은 나라들의 지원과 참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싱크탱크 니어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서울에서 주최한 콘퍼런스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G7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8강 수준의 위상과 국력을 가진 국가로서 국제적인 역할과 책임을 확대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의 변화가 자유, 민주, 인권, 법치 등 보편적인 가치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국 모임)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함해 11개 국가로 확대된 사실을 거론했다.

또 아프리카연합(AU)이 지난 9월 G20 정상회의 때 G20 회원으로 가입한 것을 들며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글로벌 노스(북반구 선진국)와 글로벌 사우스, 그리고 글로벌 이스트(중국·러시아 주축 진영)와 글로벌 웨스트(서방 진영)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은 글로벌 노스와 사우스, 글로벌 웨스트와 이스트 사이에서 규범 기반 국제 질서의 수호와 확대라는 국제사회 목표 달성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 진영이 글로벌 사우스에 속하는 개도국들의 지지를 얻고자 중·러 등 권위주의 진영과 각축하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해당하면서도 개도국 경험을 지닌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런 차원에서 G7에도 한국이 참여하거나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비교적 명확하게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진 "G7에 민주주의·선진경제 달성한 한국·호주 참여 필요"(종합)
박 장관은 최근 'G7 플러스'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G7 회원국인 프랑스와 외교장관 회담을 할 때도 다양한 도전에 처한 규범 기반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G7 플러스 외교가 중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밖에 박 장관은 내년에 12개국에 외교공관을 추가 개설 또는 승격한다는 계획을 소개하며 "아프리카, 카리브, 태평양 도서국들과 관계를 격상하고 글로벌 사우스와 외교적 협력 기반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도·태평양 전략 공개 1주년을 맞아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세계, 어디로 가고 있는가 - 파편화된 세계 속 질서를 위한 경쟁'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는 니어재단이 세계 28개국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 42명을 상대로 진행한 세계질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석학들의 토론이 이뤄졌다.

특별연설자로 나선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명예회장은 "민주국가들은 국내정치에 대한 사이버 개입을 막아내기 위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며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4월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을 차례로 거론했다.

하스 명예회장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이란, 북한, 중국 등의 (개입 시도를) 어떻게 막아내고 민주적 절차를 보호할지 대응을 강구하는 것이 우리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