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0조…식지 않는 中의 반도체 투자 열기
최근 화웨이가 새롭게 출시한 ‘메이트 60’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제로 5세대 이동통신(5G)급 반도체 수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SMIC와 같은 중국의 현지 반도체 제조업체를 사용하기도 하고, 비밀리에 내부 반도체 설비를 갖추어가고 있다.

물론 네덜란드 ASML에서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는 수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EUV 노광을 하지 않고, 멀티패터닝 방식을 통해 고밀도 반도체칩을 개발했다고 한다. EUV 노광을 통하지 않으면 장비 소요량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원가 경쟁력은 약화했겠으나 중국의 내부 기술로도 5G급 반도체 양산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중국의 반도체 투자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반도체 설비 현황을 살펴보면 8인치 웨이퍼 사이즈 기준으로 월 350만 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캐파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기술 수준별로 보면 절반 이상은 180나노 이하급의 전력반도체다. 물론 40나노 이하 공정을 일부 가지고 있으나, 이는 TSMC와 삼성전자 등이 중국에 가지고 있는 생산설비다. 향후 중국의 정부나 기업은 CPU, GPU, DRAM 등 고사양 반도체의 자국 생산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시장성이나 수출을 위한 투자라기보다는 국가 안보에 대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장비 수입에 제한이 생겼다. 7나노 이하급 반도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 장비 공급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ASML의 노광장비뿐만이 아니다. 증착이나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주요 장비 수입도 제한이 걸리고 있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장비가 아니더라도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장비에 대한 수입에 크게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하여 올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한 투자액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30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국의 반도체 선단 공정 투자에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미국이 제재를 가한 7나노 이하 설비를 무시하더라도 연간 30조~40조원의 반도체 투자가 향후 3~4년간 있어야 한다. 최근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가 100조원 정도인데, 30~40%의 수요가 중국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런 투자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의 진보와 장비 사용량에 따라 5년에 한 번은 교체 투자가 나올 것이다. 이런 지속성을 위해 중국 장비 회사들의 기술 성장은 더 절실해질 전망이다.

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