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새해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관심·지원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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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로 행사 준비…내년 2월 추진위 발족, 8∼9월 한러 양국서 개최
고려인 후손들 우리 문화·역사 지키려 노력…"한인 동포 간 연대 계속돼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활동하는 김현동(61) 동북아평화기금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내년에 전 세계 한인 동포와 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 고려인 등을 연해주에 모시기 위해 준비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 말대로 현재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과 연해주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 한인회 등은 2024년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할 추진위원회 구성과 행사 프로그램 마련, 예산 확보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서는 동북아평화연대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단체들이 보조를 맞춰 함께 뛰고 있다.
이들 단체는 내년 8월 한국 내 10여개 도시에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무용단 공연과 사진전 등을 열어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 기념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9월에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 등 2곳에서 우리 전통문화 및 K팝 공연과 고려인 이주 사진전, 세미나 등을 여는 본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단체들은 내년 본 행사에 러시아·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 수천 명과 중국, 일본 등 해외 각지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 400여명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
또 이 같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내년 2월까지 국내외 각계 인사를 망라한 160주년 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모두 160명으로 구성할 추진위원회에 현재까지 이름을 올린 인원은 70명이다.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 등은 기념사업에 드는 예산 2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재외동포청에 10억원을 지원해 줄 것도 요청했다.
나머지 사업비 10억원은 지자체와 민간 등을 대상으로 한 모금으로 마련할 생각이다.
앞서 러시아 한인 이주 140주년이던 2004년에는 한국 정부예산과 국민 모금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우수리스크에 기념관(고려인문화센터)을 짓는 사업이 시작됐다.
현재 이곳은 고려인 후손들에 우리 전통문화를 가르치고 동포들이 서로 화합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150주년이던 2014년에는 고려인 동포 33인이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로 출발해 시베리아를 횡단한 뒤 북한을 거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한국으로 들어온 바 있다.
조선인들이 황무지를 개간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연해주에 처음으로 정착한 시기는 1863년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인 13가구 60명이 연해주 지신허(地新墟) 마을에 정착했다'는 러시아 측 공식기록은 이듬해인 1864년 9월 21일로 나타난다.
러시아인들은 자국으로 이주한 조선인을 '코리안'이라는 뜻의 '카레이츠' 혹은 '카레이스키'라고 불렀다.
그러나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인'으로 칭했다.
이후 연해주에서는 고려인 수가 계속 증가해 블라디보스토크 등 지역에는 한때 30개가 넘는 한인촌이 형성됐다.
연해주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1910∼1945년) 당시 이곳으로 건너온 우국지사들과 함께 일본에 맞서 치열한 독립운동을 펼쳤고, 1937년에는 스탈린의 이주 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하는 수난도 겪었다.
이런 까닭에 연해주 곳곳에는 최재형 기념관을 비롯해 이동휘·무명 독립운동가 기념비, 신한촌 기념탑 등 항일정신을 기리는 사적지와 기념물 등이 산재해있다.
현지에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 문화와 역사를 지키려는 고려인 후손들의 노력도 볼 수 있다.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의 김 발레리아(62) 교장도 이 가운데 한명이다.
김씨는 고려인 3세다.
고려인 후손에 한글 등을 가르치기 위해 최재형기념사업회 등 지원을 받아 2019년 9월 우수리스크에 마련한 이곳은 현재 재정 위기로 폐교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이어지며 국내 기관·단체 예산 지원과 한국인 방문객 후원금 등이 대부분 끊겨 학교 건물 임대료와 운영비 등이 부족한 탓이다.
현재 학교 내 유치원은 문을 닫았고, 교육 공간 등도 대폭 줄었다.
김 발레리아 교장은 "한국 일부 단체나 익명의 기부자 등이 성금을 보내줘 일단 내년 봄까지는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주하는 고려인 3세 이 지나이다(65)씨는 대표 항일 기념물인 신한촌 기념탑을 2019년부터 관리하고 있다.
1999년 사단법인 해외한민족연구소가 후원금 3억여 원을 들여 마련한 기념탑 관리는 당초 고려인 3세인 이 베체슬라브 씨가 맡았지만, 지병으로 별세한 뒤로는 부인 이씨가 대신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신한촌 기념탑 관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이 업무를 블라디보스토크시에 직접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모두 45만명, 한국에 있는 고려인은 10만명으로 각각 추산된다.
김현동 동북아평화기금 공동대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한인 동포 간 연대 등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라며 "행사 성공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려인 후손들 우리 문화·역사 지키려 노력…"한인 동포 간 연대 계속돼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활동하는 김현동(61) 동북아평화기금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내년에 전 세계 한인 동포와 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 고려인 등을 연해주에 모시기 위해 준비하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 말대로 현재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과 연해주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 한인회 등은 2024년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할 추진위원회 구성과 행사 프로그램 마련, 예산 확보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서는 동북아평화연대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단체들이 보조를 맞춰 함께 뛰고 있다.
이들 단체는 내년 8월 한국 내 10여개 도시에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무용단 공연과 사진전 등을 열어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 기념을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9월에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 등 2곳에서 우리 전통문화 및 K팝 공연과 고려인 이주 사진전, 세미나 등을 여는 본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단체들은 내년 본 행사에 러시아·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 수천 명과 중국, 일본 등 해외 각지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 400여명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
또 이 같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내년 2월까지 국내외 각계 인사를 망라한 160주년 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모두 160명으로 구성할 추진위원회에 현재까지 이름을 올린 인원은 70명이다.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 등은 기념사업에 드는 예산 2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재외동포청에 10억원을 지원해 줄 것도 요청했다.
나머지 사업비 10억원은 지자체와 민간 등을 대상으로 한 모금으로 마련할 생각이다.
앞서 러시아 한인 이주 140주년이던 2004년에는 한국 정부예산과 국민 모금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우수리스크에 기념관(고려인문화센터)을 짓는 사업이 시작됐다.
현재 이곳은 고려인 후손들에 우리 전통문화를 가르치고 동포들이 서로 화합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150주년이던 2014년에는 고려인 동포 33인이 모스크바에서 자동차로 출발해 시베리아를 횡단한 뒤 북한을 거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한국으로 들어온 바 있다.
조선인들이 황무지를 개간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연해주에 처음으로 정착한 시기는 1863년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인 13가구 60명이 연해주 지신허(地新墟) 마을에 정착했다'는 러시아 측 공식기록은 이듬해인 1864년 9월 21일로 나타난다.
러시아인들은 자국으로 이주한 조선인을 '코리안'이라는 뜻의 '카레이츠' 혹은 '카레이스키'라고 불렀다.
그러나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인'으로 칭했다.
이후 연해주에서는 고려인 수가 계속 증가해 블라디보스토크 등 지역에는 한때 30개가 넘는 한인촌이 형성됐다.
연해주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1910∼1945년) 당시 이곳으로 건너온 우국지사들과 함께 일본에 맞서 치열한 독립운동을 펼쳤고, 1937년에는 스탈린의 이주 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하는 수난도 겪었다.
이런 까닭에 연해주 곳곳에는 최재형 기념관을 비롯해 이동휘·무명 독립운동가 기념비, 신한촌 기념탑 등 항일정신을 기리는 사적지와 기념물 등이 산재해있다.
현지에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 문화와 역사를 지키려는 고려인 후손들의 노력도 볼 수 있다.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의 김 발레리아(62) 교장도 이 가운데 한명이다.
김씨는 고려인 3세다.
고려인 후손에 한글 등을 가르치기 위해 최재형기념사업회 등 지원을 받아 2019년 9월 우수리스크에 마련한 이곳은 현재 재정 위기로 폐교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이어지며 국내 기관·단체 예산 지원과 한국인 방문객 후원금 등이 대부분 끊겨 학교 건물 임대료와 운영비 등이 부족한 탓이다.
현재 학교 내 유치원은 문을 닫았고, 교육 공간 등도 대폭 줄었다.
김 발레리아 교장은 "한국 일부 단체나 익명의 기부자 등이 성금을 보내줘 일단 내년 봄까지는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주하는 고려인 3세 이 지나이다(65)씨는 대표 항일 기념물인 신한촌 기념탑을 2019년부터 관리하고 있다.
1999년 사단법인 해외한민족연구소가 후원금 3억여 원을 들여 마련한 기념탑 관리는 당초 고려인 3세인 이 베체슬라브 씨가 맡았지만, 지병으로 별세한 뒤로는 부인 이씨가 대신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신한촌 기념탑 관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이 업무를 블라디보스토크시에 직접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모두 45만명, 한국에 있는 고려인은 10만명으로 각각 추산된다.
김현동 동북아평화기금 공동대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한인 동포 간 연대 등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라며 "행사 성공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