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혈압 오르는 12월…고혈압 환자는 짬뽕·찌개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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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고혈압 증상과 치료법
추워지면 혈관 수축해 혈압 상승
작년 12월 367만명 고혈압 진료
짠 음식 섭취하면 혈압 높아져
피할 수 없다면 국물 덜 먹어야
고혈압 증상과 치료법
추워지면 혈관 수축해 혈압 상승
작년 12월 367만명 고혈압 진료
짠 음식 섭취하면 혈압 높아져
피할 수 없다면 국물 덜 먹어야
추운 겨울 중국집을 찾아 몸을 녹일 겸 먹기 좋은 국민 음식 ‘짬뽕’. 짬뽕은 100g당 나트륨 함량이 400㎎에 이르는 고나트륨 음식이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찌개, 겨울이면 생각나는 어묵탕도 마찬가지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00g 정도인 짬뽕 한 그릇을 완전히 비우면 4000㎎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나트륨 적정 섭취량은 식품 100g당 120㎎ 미만이다. 하루 권장량은 2000㎎이다. 짬뽕 한 그릇만 비워도 하루 권장량의 두 배를 섭취한다는 의미다. 젊고 건강하다면 가끔 이 정도 나트륨을 섭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환자는 다르다. 추운 날씨 탓에 혈압이 높아진 상태에 나트륨 섭취까지 늘면 혈관 부담이 커진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국밥과 찌개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했다.
나트륨은 수분을 끌어당긴다. 혈액 속 나트륨이 늘면 수분량도 덩달아 많아진다. 혈액 부피가 늘면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나트륨 음식 섭취가 혈압을 높이는 원리다. 겨울은 혈압이 오르는 계절이다.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은 상승한다. 지난해 국내 고혈압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은 시기는 12월이었다. 지난해 12월 367만3707명이 고혈압 진료를 받았다. 한국고혈압관리협회에서 매년 12월 첫째주를 고혈압 주간으로 정하고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혈압은 동맥혈관 내벽에 가해지는 혈액의 압력으로 가늠한다. 심장이 수축해 동맥혈관으로 혈액을 보낼 때 가장 높다. 수축기 혈압이다. 심장이 이완돼 부풀며 혈액을 끌어들일 땐 낮아진다. 확장기(이완기) 혈압이다. 국내와 미국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혈압 140㎜Hg, 확장기 혈압 90㎜Hg 이상이다. 이때부터 경도 고혈압, 1기 고혈압이다. 수축기 혈압 160㎜Hg, 확장기 혈압 100㎜Hg 이상이라면 2기 단계의 중등도 이상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국내 고혈압 진료 환자는 725만869명이지만, 대한고혈압학회에선 국내 환자가 1230만 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전체 인구의 약 24%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고혈압 판정을 받아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많다. 당장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도 약을 먹고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고혈압이 오랜 기간 조절되지 않으면 심부전, 뇌졸중, 신부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 출혈로 시력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사망 위험은 높아진다. 의료계에선 고혈압을 ‘소리 없는 저승사자’라고 부른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혈압이 160/100㎜Hg 이상으로 높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며 “혈압 강하제 등을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속 위험인자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혈압약을 복용해도 나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짜지 않은 음식을 먹도록 식습관을 바꾸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담배도 끊어야 한다.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지만 국물 음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국이나 탕을 먹을 때 국물을 덜 먹는 것도 도움된다. 매끼 국물을 한 컵(200mL) 정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꾸준히 집에서 혈압을 재고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과 잠자기 전 혈압을 기록하고 변동 상황을 파악하는 게 좋다. 집에선 혈압이 낮지만 병원만 가면 높아지는 ‘백의(白衣) 고혈압’은 문제되지 않는다. 병원에선 괜찮은데 집에 있으면 조절되지 않는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을 가려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00g 정도인 짬뽕 한 그릇을 완전히 비우면 4000㎎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나트륨 적정 섭취량은 식품 100g당 120㎎ 미만이다. 하루 권장량은 2000㎎이다. 짬뽕 한 그릇만 비워도 하루 권장량의 두 배를 섭취한다는 의미다. 젊고 건강하다면 가끔 이 정도 나트륨을 섭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환자는 다르다. 추운 날씨 탓에 혈압이 높아진 상태에 나트륨 섭취까지 늘면 혈관 부담이 커진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국밥과 찌개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했다.
나트륨은 수분을 끌어당긴다. 혈액 속 나트륨이 늘면 수분량도 덩달아 많아진다. 혈액 부피가 늘면 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나트륨 음식 섭취가 혈압을 높이는 원리다. 겨울은 혈압이 오르는 계절이다.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은 상승한다. 지난해 국내 고혈압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은 시기는 12월이었다. 지난해 12월 367만3707명이 고혈압 진료를 받았다. 한국고혈압관리협회에서 매년 12월 첫째주를 고혈압 주간으로 정하고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혈압은 동맥혈관 내벽에 가해지는 혈액의 압력으로 가늠한다. 심장이 수축해 동맥혈관으로 혈액을 보낼 때 가장 높다. 수축기 혈압이다. 심장이 이완돼 부풀며 혈액을 끌어들일 땐 낮아진다. 확장기(이완기) 혈압이다. 국내와 미국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혈압 140㎜Hg, 확장기 혈압 90㎜Hg 이상이다. 이때부터 경도 고혈압, 1기 고혈압이다. 수축기 혈압 160㎜Hg, 확장기 혈압 100㎜Hg 이상이라면 2기 단계의 중등도 이상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국내 고혈압 진료 환자는 725만869명이지만, 대한고혈압학회에선 국내 환자가 1230만 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전체 인구의 약 24%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고혈압 판정을 받아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많다. 당장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도 약을 먹고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고혈압이 오랜 기간 조절되지 않으면 심부전, 뇌졸중, 신부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 출혈로 시력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사망 위험은 높아진다. 의료계에선 고혈압을 ‘소리 없는 저승사자’라고 부른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혈압이 160/100㎜Hg 이상으로 높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며 “혈압 강하제 등을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속 위험인자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혈압약을 복용해도 나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짜지 않은 음식을 먹도록 식습관을 바꾸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담배도 끊어야 한다.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지만 국물 음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국이나 탕을 먹을 때 국물을 덜 먹는 것도 도움된다. 매끼 국물을 한 컵(200mL) 정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꾸준히 집에서 혈압을 재고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과 잠자기 전 혈압을 기록하고 변동 상황을 파악하는 게 좋다. 집에선 혈압이 낮지만 병원만 가면 높아지는 ‘백의(白衣) 고혈압’은 문제되지 않는다. 병원에선 괜찮은데 집에 있으면 조절되지 않는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을 가려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