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간 고려 수도 …"문화유산 발굴·관리 기반 시설 필요"
고려 왕조 역사 깃든 인천 강화도…국립박물관 설립 청사진
고려 왕조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남한 내 대표적 지역인 인천 강화도에 국립박물관을 설립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인천시 강화군은 강화 국립고려박물관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토대로 박물관 설립 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강화군은 총사업비 약 70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 규모의 국립고려박물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전시 공간 중 절반인 5천㎡는 고려 유물 전시관으로, 나머지 5천㎡는 유물과 유적지를 활용한 디지털 체험 공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강화군은 일반 전시실과 함께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고려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로써 강화도뿐만 아니라 개성이나 평양 등 북한에 있는 주요 유적·유물을 전시하고 고려의 대표 축제인 팔관회와 연등회 등도 문화콘텐츠로 구현하게 된다.

강화군은 다양한 유적지와 박물관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현장성을 강화해 전시는 물론 각종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8월 기준 강화도에 있는 주요 문화재는 국가 지정 문화재 14건과 시도 지정 문화재 21건 등 총 35건이다.

현재 강화역사박물관에 소장된 주요 유물 중 고려 관련 유물은 총 194점이며, 강화도에서 출토된 고려 유물 가운데 국가에 귀속된 유물은 4천164점에 달한다.

강화군은 2010년 이후 강화도에서 유물 발굴·발견 신고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추가 발굴 조사를 거쳐 더 많은 유적과 유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화도는 1232년부터 1270년까지 39년간 고려의 수도로서 당대 역사·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유적지와 유물을 관리할 기반 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삼국시대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왕조의 수도 역할을 했던 지역은 인천 강화를 포함해 서울·경주·공주·부여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 중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박물관이 없는 곳은 강화도가 유일하다.

이에 강화군은 고려 왕조의 역사와 정체성,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국립박물관 설립을 추진해왔다.

강화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개관 목표 연도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며 "체계적인 유물 수집과 보존·전시·관리를 할 수 있는 특성화 문화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