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하마스엔 출구 제공, 전후 재건도 수월"
"이스라엘, 가자지구서 하마스 하급대원 추방 방안 구상중"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가자지구 재장악을 막기 위해 하급 조직원들을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싱크탱크는 전후 가자지구 구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으로 새 가자지구 당국이 통치하고 하마스 대원들을 추방해 '하마스 없는 안전지대'를 구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하마스 수뇌부는 물론 지난달 7일 기습에 가담한 무장대원들을 모두 제거하겠다고 공언한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약 3만 명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내 하마스 무장대원 가운데 수천 명을 사살한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구상은 미국도 함께 논의 중으로,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이른바 '베이루트 모델'과 유사하다고 WSJ는 전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소탕하기 위해 베이루트를 포위하고 폭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 균열이 생긴 뒤 야세르 아라파트 PLO 의장과 무장대원 1만1천명이 레바논에서 튀니지로 추방됐다.

"이스라엘, 가자지구서 하마스 하급대원 추방 방안 구상중"
무장대원과 가족들을 가자지구에서 내쫓는다면 이들에게 출구전략을 제공하고 전후 가자지구 재건도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당시 PLO가 레바논에 잠시 머물렀던 반면 가자지구는 하마스 대원들의 고향이자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의 일부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야히야 신와르와 무하마드 데이프 등 하마스 수뇌부의 출국을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WSJ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그들이 PLO만큼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안을 하더라도 무장대원들이 받아들일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란다 슬림은 "하마스 수뇌부가 제거될 경우 일부 대원들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분쟁 상황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WSJ은 하마스 대원을 받아들일 국가들의 지지, 대원들을 표적으로 삼지 않겠다는 합의와 그에 대한 하마스의 신뢰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